(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연말을 앞두고 주가 반등을 노리는 우리금융에 배당 변수가 떠오르고 있다. 이전과 같은 배당이라면 주주가치 회복과 완전 민영화에 도움이 되지만, 실적·자본확충이라는 과제가 만만찮기 때문이다.

9일 연합인포맥스의 주식 종목시세 일별추이(화면번호 3121)에 따르면 우리금융의 주가는 전거래일 9천52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6월 11일 이후 가장 높다.

약 한 달간 13%가량이 올랐다. 연말 전에 1만원대에 안착할 기세다.

우리금융의 주가 회복에는 배당에 대한 기대가 한몫한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배당기준일 주주들에게 보통주 한 주당 700원을 현금 배당했다. 현금배당수익률은 5.8%로 4대 금융지주 중 가장 높았다. 배당 성향도 27%로 4대 금융지주 중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할애했다. 금융주들이 비슷한 흐름대로 움직인다면 배당이라는 수익 측면에서 우리금융의 주식이 유리하게 해석되는 셈이다.

우리금융은 손태승 회장이 자사주를 꾸준히 매입하는 등 주가 회복에 신경을 쓰고 있다. 주가가 올라야 완전 민영화 계획에도 청신호가 켜지기 때문이다. 배당 이슈에 상승하는 주가 움직임이 반가운 이유다.

다만, 우리금융이 투자자의 배당 기대를 완전히 충족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장 실적이 좋지 못한 점이 걸림돌이다. 우리금융은 올해 3분기까지 1조1천404억원의 당기순이익(지배기업 소유주지분 기준)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54%가 줄었다. 그룹 포트폴리오가 은행에 치중되다 보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금융시장 환경 변화에 다른 금융지주 대비 다소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

이를 해결하려면 인수·합병(M&A)을 통한 확장이 필수다. 자금력을 확보하고 중장기적인 리스크에 대비하려면 자본을 더 쌓아야 한다. 배당금을 줄인다면 이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지만, 민영화 달성을 위한 주주가치 제고와 상충한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내부등급법 일부 시행으로 타사 대비 자본완충력이 미흡하지만, 전반적인 재무 건전성은 양호하다"며 "향후 매출 증대 및 충당금 관리 등을 통한 이익잉여금 증가를 시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우리금융은 공적 기관들이 주요주주인 탓에 배당 축소를 압박하는 금융당국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며 "자산 성장세 대비 순익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민영화를 서둘러 사업을 늘려야 한다는 니즈가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다른 금융지주들은 실적이 작년보다 떨어지지 않아 우리금융이 얼마나 매당을 축소하는지가 시장에 큰 시사점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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