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정원 기자 = 알리바바의 핀테크 계열사 앤트그룹이 상당 기간 기업공개(IPO)를 재개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이 9일 보도했다.

앤트그룹은 지난 5일부터 홍콩 증권거래소와 상하이 과학창업판에 동시에 상장돼 거래가 시작될 예정이었으나 상장을 48시간도 안 남긴 지난 3일 밤 상장이 잠정 중단됐다.

중국 규제당국이 온라인 소액대출 규제 초안을 내놨기 때문이다.

차이신은 온라인 소액대출 규제 초안 내용을 살펴보면 앤트그룹이 가까운 시일 내에 IPO를 재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먼저 앤트그룹의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앤트그룹의 주요 플랫폼은 '화베이'와 '제베이'다.

화베이는 일일 지출을 위해 돈이 필요한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소액 무담보 대출이다.

제베이도 소액대출이지만 화베이보다는 더 많이 대출이 가능한 단기 대출상품이다.

화베이와 제베이라는 이 두 플랫폼은 중국 충칭시에 등록되어있는 두 기업 충칭앤트상청마이크로론, 중칭앤트스몰앤마이크로론이라는 두 기업을 통해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소액규제 초안에 따르면 온라인 소액대출 기업은 지역 내에서만 영업할 수 있도록 규제하고 있다.

또 앤트그룹의 화베이와 제베이를 합친 총대출 규모는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2조1천500억 위안이며 전문가들은 앤트그룹이 순자산의 약 60배가 넘는 레버리지 비율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는데 중국 금융당국이 내놓은 온라인 소액대출 규제 초안에는 레버리지 비율을 순자산의 16배로 규제하고 있다.

온라인 소액대출규제 초안에는 다른 금융기관과의 협력을 통한 공동대출에 대한 규제도 제시했다.

공동대출에 있어 온라인 소액대출기업이 최소한 30% 이상의 자금을 대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이신은 일부 온라인 소액대출기업의 경우 이 비율이 1~5%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앤트그룹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앤트그룹은 이러한 공동대출 규모가 약 1조7천500억 위안이다.

익명의 소식통은 앤트그룹이 공동대출에서 자금을 대는 비율은 1~10% 정도로 30%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규제 초안에 맞추려면 앤트그룹은 대출 규모를 대폭 줄이거나 자본을 대폭 늘려야 하는 셈이다.

소액대출 관련 애널리스트는 지샤오펑은 "이번 규제 초안은 앤트그룹의 대출 사업 부문 순이익을 현재 100억 위안에서 40억 위안으로 줄어들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경우 앤트그룹 밸류에이션도 2조 위안에 가까운 현 수준에서 1조5천억 미만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차이신이 인터뷰한 대부분의 애널리스트는 앤트그룹의 밸류에이션이 이번 규제 초안에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밸류에이션이 너무 높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 전문가는 "IPO 재개의 전제 조건은 규제 요건을 충족시켜야 한다는 점"이라면서 "규제 초안은 밸류에이션에 영향을 줄 뿐 아니라 화베이, 제베이 등 사업 규모도 대폭 축소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한편 익명을 요구한 중국 규제 당국 관계자는 "규제 당국이 앤트그룹을 이용해 가장 크고 복잡한 핀테크 기업 규제를 실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금융당국은 금융기술기업에 대한 감독 체계에 대해 오랫동안 논의해왔다"면서 "결정을 내리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었다"면서 이번 앤트그룹 상장 지연에 관해 설명했다.

차이신은 이번 규제가 앤트그룹 뿐 아니라 징둥닷컴의 핀테크 부문인 JD디짓 등에도 충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jwyoon@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14시 58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