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비대면 경제 확산에 따른 데이터 저장 수요 증가로 낸드 부문이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고 대규모 투자를 집행한다.

올해 낸드와 파운드리를 중심으로 반도체 부문에 28조9천억원을 투자하는 삼성전자는 내년 투자 규모를 더욱 늘릴 전망이다.

인텔 낸드 부문을 10조3천억원에 사들인 SK하이닉스는 인수한 인텔과 지분투자한 키옥시아를 통해 낸드 투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내년 삼성전자의 반도체 투자 규모는 4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총 16조8천억원을 투자했고, 이 중 반도체가 14조원이었다.

올해는 투자 규모를 두 배 이상 늘려 총 35조2천억원을 투자했다.

반도체는 이 중 28조9천억원에 달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미중 무역 분쟁 등으로 세계 반도체 시장에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과감한 선제 투자로 후발 업체와 격차를 벌리는 '초격차' 전략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특히 낸드와 파운드리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며 낸드 부문의 확고한 우위와 파운드리 부문의 글로벌 1위 도약을 꾀하고 있다.

올해 6월 평택캠퍼스 2라인에 약 8조원을 투자해 최첨단 낸드 생산라인을 증설했고, 지난해 말에는 중국 산시(陝西)성 시안(西安) 반도체 공장에 80억달러(약 9조5천억원)를 들여 낸드 생산라인을 증설했다.

SK하이닉스 역시 D램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한 낸드 부문을 키우는 데 주력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인텔 낸드 사업 부문을 국내 인수·합병(M&A) 사상 최대 규모인 10조3천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은 3분기 실적을 발표한 후 진행한 콘퍼런스콜에서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를 계기로 SK하이닉스의 낸드 매출을 오는 2025년까지 현재의 3배 이상인 15조원으로 성장시키겠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D램 부문에서는 삼성전자에 이어 글로벌 2위를 굳건히 하고 있지만 낸드 점유율은 4~5위를 맴돌고 있다.

인텔 낸드 부문 인수 이후에는 낸드 시장 점유율이 20%를 넘어서며 키옥시아(17.6%)를 제치고 삼성전자에 이어 글로벌 2위로 뛰어오를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인텔의 다롄(大連) 낸드 생산시설에 대한 투자는 인텔 낸드 부문이 자체적으로 창출하는 현금을 통해 조달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또 2017년 옛 도시바(현 키옥시아)에 4조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해 낸드 부문을 보강했다.

키옥시아는 지난달 미에현에 소재한 욧카이치(四日市) 공장에 1조엔(10조8천억원)을 들여 낸드 증설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SK하이닉스는 키옥시아 지분 49.9%를 보유한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에 포함돼 있어, 키옥시아의 낸드 증설이 SK하이닉스의 낸드 시장 지배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처럼 낸드 투자에 나서는 것은 수요 급증에 대한 기대가 크기 때문이다.

낸드는 주로 스마트폰이나 데이터센터에서 데이터 저장용으로 쓰인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와 온라인 교육, 동영상 시청 등 데이터 사용량이 증가하고 있는 데다 내년부터 5G 스마트폰이 본격적으로 보급되면서 스마트폰 데이터 저장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점쳐진다.

삼성전자는 최근 콘퍼런스콜에서 내년 낸드가 모바일 수요 강세와 5G 확산으로 수요 강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석희 사장은 낸드 시장 규모가 10년 뒤인 2030년에는 지금의 5.7배에 달하는 51억TB(테라바이트)에 달하고, 속도와 전력소모가 월등히 뛰어난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비중도 40% 중반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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