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0일 서울 채권시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관련 희소식에 가파른 약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한다.

전일(현지시각) 미국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는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이 90% 이상의 예방률을 보였다고 발표했다.

3차 임상시험에서 위약을 투여한 참가자에 비해 백신을 접종한 참가자의 코로나19 감염 예방률이 90% 이상 높다는 것이다. 중대한 안전 관련 우려도 보고된 것이 없다고 화이자는 설명했다.

향후 화이자는 백신 안전에 관한 데이터 등을 추가로 점검한 뒤 11월 셋째 주 미 식품의약국(FDA)에 긴급 사용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일찍이 예고됐지만, 미국 대선과 부양책 우려에 시장 기억에서 멀어졌던 초대형 재료가 다시 부각된 것이다. 코로나19가 금리를 누르는 상황에서 백신 효과의 입증 소식은 게임 체인저로 작용할 수 있다.

남의 나라 공급 문제라 한 단계 거쳐 영향을 미쳤던 미국 부양책 이슈와는 차원이 다른 셈이다. 재료 성격을 고려하면 미국 금리 변화에 대한 국내 민감도는 이전보다 높아질 수 있다.

느닷없이 들린 소식이 시장의 오버슈팅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지만, 추가 정보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재료에 거리를 두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다. 다만 국내 기관의 포지션이 가벼운 상태라는 점을 고려하면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전일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백신 개발 소식에 무려 11.95bp 급등해 0.9346%를 기록했다. 2년물도 0.80bp 상승해 0.1726%를 나타냈다.

주요 주가지수가 대부분 오르고 유가가 폭등하는 등 다른 자산시장 반응도 거셌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각각 전장보다 2.95%와 1.17% 급등했다. 다만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백신 호재에 오히려 1.53%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3.15달러(8.5%) 폭등한 40.29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는 5월 중순 이후 가장 큰 하루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일 국내 채권시장은 조 바이든 후보의 대통령 확정 소식에도 저가 매수가 유입되며 강한 모습을 보였다.

외국인이 10년 국채선물을 대거 사들이고 일부 국내기관도 이를 추종해 바이든 프라이싱을 상쇄하는 모양새였다. 일부에서는 달러 약세가 큰 흐름으로 작용하면서 신흥국으로 자금유입을 촉진하고 있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확대 재정에 따른 미국 부양책 우려보다는 글로벌 헤지펀드들의 자금 이동이 더 크게 작용할 수 있는 셈이다. 이런 맥락에서 이날도 외국인의 국채선물 거래 동향과 아시아 증시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

전일 국고 10년 금리는 장중 1.60% 부근에서 두어 차례 상승이 무산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날은 대형 약세 재료 출현에 이를 훌쩍 넘을 가능성이 크다.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지난밤 1,119.55원에 최종 호가가 나왔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35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13.90원) 대비 5.30원 오른 셈이다. (금융시장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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