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관련 희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약세를 이어오던 달러화가 강세 전환하면서 원화 강세에도 제동이 걸릴지 외환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이 쏠렸다.

서울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10일 백신 관련 호재가 금융시장의 위험선호를 자극하는 재료지만, 미국 경기 회복 기대로 부양책 규모나 통화완화 정도를 축소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달러화에는 강세 재료로 작용했다고 풀이했다.

여기에 미 국채금리가 급등한 점도 달러 인덱스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간밤 미국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는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이 3차 임상시험에서 90% 이상의 예방률을 보였다고 발표했다.

중대한 안전 관련 우려도 보고된 것이 없다고 전했다.

화이자는 백신 안전에 관한 데이터를 추가로 점검 후 11월 셋째 주에 미 식품의약국(FDA)에 긴급 사용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미 증시는 비대면·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를 제외하고 큰 폭 상승했다.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도 12bp 가까이 상승하며 0.9%를 넘어섰다.

백신 소식에 달러가 강세로 전환한 가운데 그동안 바이든 당선 효과를 반영하며 가파르게 진행된 달러-원 하락세도 다소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바이든 후보의 당선에도 블루웨이브 가능성이 축소되며 대규모 부양책 기대가 줄었다"며 "이는 오히려 완화적인 통화정책 지속 기대에 달러 약세 재료로 해석됐다"고 전했다.

그는 "그러나 백신의 빠른 보급은 코로나19에 따른 미국 경기 훼손을 제한하고 필요한 경기 부양 규모를 축소, 연준의 통화완화 강도를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달러 약세를 제한하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코로나19가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확산하며 상대적으로 견조한 성장세를 나타낸 중국 예외주의도 희석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백신 보급이 선진국 중심으로 빠르게 진행될 수 있어 코로나19 이후 중국 예외주의를 희석할 것"이라며 "방역에 성공한 중화권 통화들의 강점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시장 참가자들은 중장기적으로 백신 개발이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호재인 만큼 글로벌 금융시장에 위험선호 재료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신 개발에도 달러가 강세를 보였지만, 코로나19 극복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 회복은 장기적으로 위험선호 요인이기 때문이다.

한 은행의 외환 딜러는 "미 국채 10년물이 1%를 넘어서거나 주가가 하락한다면 달러 반등이 더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을 매수하고 네고물량도 여전해 원화 강세 압력도 지속될 듯하다"고 말했다.

김효진 KB증권 연구원은 "백신 성과로 코로나19 영향이 반감될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미 금리 상승이 달러 강세 요인으로 작용하며 약세가 주춤하겠지만, 재정부채 확대 가능성과 코로나19 불확실성 완화가 달러 약세와 수출국 통화 강세로 이어질 환경"이라고 전했다.

sskang@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9시 14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