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정원 기자 = 중국 최고 부호인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의 정부 비판이 온라인 소액대출 규제를 앞당긴 것이 사실이라고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이 익명의 금융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9일 보도했다.

알리바바의 핀테크 계열사 앤트그룹은 지난 5일부터 홍콩 증권거래소와 상하이 스타마켓에 동시 상장해 거래를 시작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상장이 48시간도 남지 않은 시점에 중국 금융당국이 온라인 소액 대출 규제 초안을 내놓으면서 상장이 무기한 연기됐다.

이와 관련해 익명의 금융당국 관계자는 "마윈이 지난달 24일 와이탄 금융 서밋 연설에서 정부를 정면으로 비판해 정부가 오랫동안 계획했던 온라인 소액대출 규제 초안 마무리 작업을 서둘렀다"고 설명했다.

마윈은 당시 서밋에 참석해 당국이 위험 방지를 지상 과제로 앞세워 지나치게 보수적인 감독 정책을 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와이탄 금융 서밋에는 왕치산 국가부주석, 이강 인민은행장 등 중국 고위급 지도자와 금융 최고위 당국자들이 대거 참석한 상황이었다.

일각에서는 규제 초안이 나올 것을 알았던 마윈이 일부러 반격하기 위해 고위 당국자 앞에서 이러한 발언을 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으나 익명을 요구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했다.

그는 마윈의 발언이 앤트 그룹에 대해 훨씬 자세히 살펴보도록 고위 정책입안자들을 자극했다고 말했다.

익명의 규제당국자는 마윈의 발언 이후 중국 금융당국이 앤트그룹 투자설명서에서 향후 금융 안정성을 위협할 가능성이 있는 사업모델을 발견했다면서 그 결과 정책입안자들이 그동안 준비해왔던 규제 초안을 빨리 내놓는 것이 낫다고 판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금융당국이 그동안 온라인 소액대출 규제 초안을 준비해뒀던 것은 사실이나 마윈의 와이탄 금융 서밋 발언 이후 당국자들이 추가 근무를 하며 초안을 마무리했고 감독을 강화하는 몇 가지 핵심조항을 수정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앤트그룹이 전통 은행업계와 진행하는 공동대출과 관련해 은행이 대부분의 리스크를 떠안고 있다면서 "앤트그룹은 은행업계 전체가 레버리지를 늘리도록 만들고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은행 자체는 레버리지 비율에 제한이 있지만, 이들이 레버리지 제한이 거의 없는 기업과 합쳐지면 금융 시스템 전반의 레버리지가 커져 버린다"면서 "이는 시스템적 리스크를 반영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jw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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