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올해는 연말 회사채시장이 예년과 사뭇 다른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점쳐진다.

통상 기관투자자들의 북 클로징(장부 마감)에 따른 연말 약세 효과가 나타났지만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올해에는 이례적인 강세를 보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10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4605)에 따르면 두산이 지난 9월 찍은 회사채 두산302는 발행 이후 전일까지 매일 개별민평금리 대비 낮은 금리에서 거래됐다.

지난달 한때 민평금리보다 많게는 100bp가량 낮은 금리에 팔리기도 했다.

채권은 가격과 금리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이는 시장 수준보다 비싼 가격에 팔렸다는 것을 의미한다.

두산 신용등급은 지난 6월 한 차례 강등된 'BBB', 등급전망은 '부정적'이다.

한솔테크닉스67('BBB+')와 두산인프라코어71('BBB')도 지난달 발행된 이후 하루도 빠짐없이 강세 거래를 이어갔다.

최근 줄곧 강하게 거래되던 현대로템28은 지난 6일 민평금리 대비 186.2bp 낮게 거래됐다. 현대로템은 지난 3월 'BBB+'로 신용등급이 한 단계 내려갔다.

통상 연말은 북 클로징(장부 마감) 등으로 수요가 줄면서 다소 약세를 보여왔지만 올 연말에는 이례적인 강세 전망이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올해 연말효과가 미미한 가운데 내년 연초효과에 미리 대비하는 움직임이 포착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연초 급하게 확대한 회사채 신용스프레드가 하반기 들어 줄었지만 코로나19 사태 이전으로 회복하기까지는 축소 여력이 남았기 때문이다.

또 저신용등급 포함 회사채·CP(기업어음) 매입기구(SPV) 등 정부 지원도 하이일드(고위험ㆍ고수익) 채권의 미매각 리스크를 줄이고 투자수요 확보에 힘을 보탰다는 평가다.

지난달 미국 대통령 선거 관련 불확실성 때문에 주춤했던 수요가 미 대선 이후 재차 유입되면서 연말까지 남은 11~12월 투자 환경이 좋아진 측면도 있다.

전일 기준 회사채 'BBB+' 등급(3년만기) 신용스프레드는 420.9bp로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30bp 가까이 차이가 난다.

향후 강세 전망 속에서 신용스프레드가 축소할 여력이 많이 남아 이자수익뿐 아니라 자본차익까지도 누릴 수 있다고 분석된다.

동일 만기 'AA-' 등급 회사채 신용스프레드는 전일 기준 56.4bp로 코로나19 이전 대비 15bp가량 벌어져 있는 상태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예년과 비교해 연말 회사채 수요가 지속하고 있다"며 "과거 평균 대비 현재 크레디트 스프레드 레벨이 높고 SPV가 발행시장에서 회사채 매입 수요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기관들이 북 클로징에 들어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시장 동향에서도 크레디트 채권은 강세를 보였다"며 "연말 북 클로징 효과가 아니라 내년 연초효과를 선제적으로 대비하는 과정에서 크레디트 강세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m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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