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관리 분석 기관 매개로 투자 늘릴듯



(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국민연금공단이 앞으로 헤지펀드 투자 규모를 확대하기로 함에 따라 어떤 점이 달라지는지에 대해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제9차 회의를 열고 헤지펀드 투자대상 제약요건 개선안을 보고 받은 뒤 헤지펀드 투자대상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기금위는 "그간 국민연금은 펀드 내 구체적 투자 내역을 직접 제공하는 펀드에 대해서만 투자하도록 했으나 헤지펀드 위험관리 전문 업체에 펀드 내 구체적 투자 내역을 제공하는 펀드에 대해서도 투자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민연금은 내부 규정상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된 곳만 투자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정보가 투명한 헤지펀드는 수익률이 낮고 정보가 제한적인 곳은 수익률이 높다는 점이 난감한 부분이었다.

지난 몇 년간 국민연금의 헤지펀드 투자 성과는 다소 실망스러웠다.

2019년도 국민연금기금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헤지펀드 투자 수익률은 9.81%로 해외 대체투자 부문 내에서 가장 낮았다. 2017년부터 3년 평균 수익률은 1.84%에 불과했다.

헤지펀드 투자 수익률은 벤치마크와 비교해도 뒤떨어졌다.

국민연금은 헤지펀드리서치(HFR)의 HFRI 재간접펀드(FoFs) 지수와 미국 단기금리(T-bills) 90일물에 4.5%를 더한 수치를 절반씩 섞어 헤지펀드의 성과평가 벤치마크로 삼고 있다.

이 벤치마크 수익률은 지난해 11.31%, 3년 연평균 3.54%를 기록했다. 국민연금의 헤지펀드 투자 수익률은 지난해와 3년 연평균 모두 벤치마크에 못 미친 것이다.

대다수 헤지펀드는 기존 투자자와의 형평성, 기밀유지, 투자내역 노출 방어 등을 위해 투자내역 공개 조건을 거부했는데 정작 이런 부류의 펀드가 고수익을 내자 국민연금의 고민도 깊어졌고 리스크 분석기관을 매개로 투자하는 방안이 고안됐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이번에 언급된 위험관리 전문 분석업체를 작년 말 선정해 이미 헤지펀드들에 대한 위험 분석 용역을 맡긴 상태다.

국민연금은 작년 10월 헤지펀드 위험 분석 서비스(risk aggregation service) 제공 기관을 국제입찰을 거쳐 선정했다. 총 계약 기간은 3년, 사업 예산은 13억5천900만원이었다.

헤지펀드 위험관리 전문 분석업체는 펀드별 포지션 정보 취득, 모델링, 데이터 검증, 위험량 측정 등을 수행하는 기관이다. 현재 국민연금은 공고를 통해 선정한 기관으로부터 헤지펀드 및 싱글 헤지펀드에 대해 전문적인 리스크 분석 서비스를 받고 있다.

국민연금 측은 내부 정보인 점을 고려해 선정된 기관명을 밝히지는 않았다. 헤지펀드 위험관리 분석 서비스는 JP모건, MSCI 등 전문 금융분석기관이 제공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이같은 분석 결과를 토대로 헤지펀드 투자 규모를 늘려나갈 방침이다.

앞서 작년 4분기 국민연금은 싱글 전략의 헤지펀드 4곳을 새롭게 선정해 약 1조원을 출자하는 등 헤지펀드 투자 다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크레이벌(Crabel) 캐피털매니지먼트, 마샬 웨이스(Marshall Wace), 팬트워터(Pentwater) 캐피털매니지먼트, 워터폴(waterfall) 에셋매니지먼트 등 4곳의 싱글 헤지펀드에 출자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국민연금은 2015년 처음으로 헤지펀드 투자를 허용하면서 재간접펀드를 통해서만 투자하도록 내부지침을 정했다. 이후 작년 5월 투자 범위를 싱글 전략 헤지펀드까지 넓히는 방안이 채택됐고 이제는 정보가 제한적인 헤지펀드에 대해서도 투자하겠다는 생각이다.

현재 국민연금이 헤지펀드에 투자할 수 있는 금액은 전체 운용기금의 0.5%로 설정돼 있다. 지난 7월 말 기준 국민연금 총 운용자산은 776조로 헤지펀드 할당 금액은 최대 3조7천억원 수준이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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