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정원 기자 = 중국이 자력갱생 전략이 글로벌 공급망 형성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0일 보도했다.

중국은 지난달 14차 5개년 경제개발 계획(14·5계획)과 2035년 장기 목표를 설명하면서 내수 위주의 쌍순환 발전 전략과 기술 자립을 강조했다.

반도체부터 항공기 엔진 등에 이르기까지 중요한 첨단 기술 부품을 중국이 직접 생산해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미·중 갈등이 고조돼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미국이 중국 대표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ZTE를 제재한 것을 보면 중국의 해외 첨단기술 의존 위험이 실제로 무시하기 어려울 만큼 크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가베칼의 앤드류 밧슨 애널리스트는 "중국은 미국이 악용한 취약점을 줄이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면서 "이는 미국의 기술 의존도를 줄이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SCMP는 중국이 반도체 연구 개발을 위해 수천억 위안을 투자하는 동시에 지방정부도 집적회로 제조사 및 소프트웨어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으나 이는 결국 과잉 생산과 낭비 등의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가 일부 기업들이 집적회로에 대해 충분한 이해도가 없는 상황에서 프로젝트에 돌입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으나 전반적으로는 여전히 기술 개발을 독려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프로젝트가 실패하고 일부만 성공하는 비싼 대가도 치르겠다는 중국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국무원 산하 씽크탱크인 발전연구센터에서 근무한 바 있는 왕이밍도 중국이 여전히 해외 첨단 반도체, 산업 소프트웨어 등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미국의 단절이 심각한 영향을 주고 있다면서 중국 기술 자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중국의 이러한 기술 자립 움직임이 전 세계적 공급망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나티시스의 알리시아 가르시아 헤레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제조업 수출에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생산에 어떠한 변화가 생긴다면 이는 글로벌 공급망을 통해 전 세계로 퍼질 것이라고 말했다.

숀 로치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아태지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자력갱생 움직임을 강화하면 중요 제품 공급이 막히는 등 특정 리스크를 줄여주는 데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이러한 기술 자립 목소리는 디지털 경제의 상당 부분이 경쟁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처럼 기술 자립을 강화할 경우 중국이 경제성장 둔화라는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jw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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