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국민연금공단이 4분기 들어 친환경 테마에 편입된 중소형 부품 소재 주식의 지분율을 대폭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연합인포맥스의 주식 대량보유공시 화면(화면번호 3421번)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효성첨단소재와 유니테스트의 지분율이 5%포인트 이상 줄었다고 지난 10월 6일 공시했다.

효성첨단소재의 지분율은 10.40%에서 4.35%로, 유니테스트의 지분율은 9.82%에서 4.02%로 각각 감소했다. 공시 기준일은 각각 9월 7일과 8월 20일이었다.

두 회사는 모두 친환경 테마를 등에 업고 올해 주가가 뛰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효성첨단소재는 산업용 섬유를 개발하는 업체다. 수소 경제의 핵심 소재인 탄소 섬유를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산한다고 알려지면서 친환경 테마를 등에 업고 연초 대비 주가가 50% 넘게 뛰기도 했다.

유니테스트는 반도체 검사장비 생산업체로 반도체 성능 및 속도 검사에 사용되는 고속 번인 장비, 스피드 테스터 등을 생산한다. 하지만 태양전지 기술을 차세대 수익원으로 삼으면서 친환경 테마에 편입됐고 주가도 연초 대비 두 배로 급등했다.

그럼에도 국민연금이 4분기를 앞두고 지분율을 대폭 줄인 것은 주가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과 부진한 실적 흐름을 고려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효성첨단소재는 지난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0% 넘게 급감하고 영업이익은 428억원 적자로 전환했다. 영업이익에서 약 70%를 차지하는 타이어보강재의 실적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부진으로 상당히 더디게 회복된 점이 뼈아팠다.

3분기에는 시장이 일부 회복하며 영업이익이 119억원을 기록해 전분기 대비 흑자 전환했고 탄소섬유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그러나 영업환경이 여전히 어렵고 친환경 테마에 편승한 탄소섬유 사업이 전체 실적을 끌어올리기엔 아직 부족해 주가가 고평가됐다는 지적도 나오는 상황이다.

신영증권의 이지연 연구원은 "탄소섬유 매출액과 수주가 늘어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아직 이익 기여도가 낮아 전사 실적을 개선하기엔 버거운 상황"이라며 탄소섬유 성장성은 매력적이나 타이어 보강재 회복 속도가 기대보다 낮은 점도 부담이라고 진단했다.

유니테스트 또한 주가 고공행진과 별도로 실적이 악화했다는 점이 문제다.

유니테스트는 올해 1분기 57억 영업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2분기엔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했으나 11억원에 그쳐 전년 동기와 비교해 90% 급감했다. 3분기 영업이익 시장 전망치는 59억원으로 집계됐지만, 영업환경이 개선될지 여전히 미지수다.

유니테스트의 주가가 친환경 테마를 타고 과도하게 형성됐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현재 유니테스트의 주가수익비율(PER)은 37.28배, 향후 12개월 추정 주당순이익(EPS)을 기반으로 한 추정 PER은 41.77배에 이른다. 동일 업종 PER이 18배 수준에서 형성되는 점을 고려하면 성장 기대감을 고려하더라도 차이가 크다.

국민연금은 이밖에 호전실업과 코리안리의 지분율을 각각 8.52%에서 4.41%로, 10.44%에서 7.22%로 줄였다고 10월 초 공시했다. 대한해운과 한국단자도 국민연금의 지분율이 9.76%에서 6.63%로, 한국단자는 10.05%에서 7.02%로 3%포인트 이상 감소한 종목이었다.

호전실업은 스포츠 의류 및 고기능성 의류를 주문자 상표 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제조 및 판매하는 기업이다. 한국단자공업은 자동차 전자모듈, 무선통신, 광통신 부품 등을 전문적으로 제조하는 업체다.

jhjin@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13시 40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