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손지현 기자 = 금융데이터거래소가 출범 반년을 맞이한 가운데 유료 데이터 거래수는 아직 아쉬운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금융데이터거래소에서 이날까지 판매된 누적데이터의 양은 총 820건으로 나타났다.

거래할 수 있는 총 데이터수는 505건으로 집계됐다. 해당 수치는 일반데이터와 맞춤데이터를 더한 수치다.

일반데이터는 판매자가 보유하고 있는 상품을 게시 및 업로드해 사용할 수 있는 상품이고, 맞춤데이터는 구매자가 원하는 형태의 상품을 먼저 제시해 판매자에게 요청할 수 있는 상품이다.

공개된 데이터인 일반데이터를 기준으로 보면 지금까지 총 786건의 데이터가 거래됐다. 이중 무료 데이터를 제외한 유료 및 협의 데이터가 거래된 건수는 31건에 불과하다.

은행의 경우에는 전체를 통틀어서 신한은행의 '서울시 지역단위 소득·지출·금융자산 정보' 데이터가 1건 거래됐다.

이처럼 유료 데이터 등이 무료 데이터에 비해 거래성사가 어려운 이유는 거래과정에서 협의가 어렵기 때문이다. 데이터의 가격이 수천만원에 달하는 경우도 많다 보니 구매자와 판매자의 의견 조율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금융보안원 관계자는 "유료 및 협의 데이터를 두고 판매자와 구매자 간 거래 논의는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다만 실제로 거래로 이뤄지는 경우는 많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료를 포함해 전체 거래 건수를 보면 카드사 데이터가 가장 많은 것으로 분석되는데, 이는 데이터 활용사례가 많이 생겼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자체 등에서 상권 활성화 정책을 시행하기 위해 상권 분석을 할 때 이전에는 발품을 팔아 현황을 파악했으나 이제는 카드사의 데이터를 활용한다는 것이다. 이를 반증하듯 유료 데이터 판매 상위권에 오른 카드사의 데이터는 주로 '지역별 카드이용 정보' '지역별 상권특성 정보' '시군구 코로나19 소비동향 데이터' 등이었다.

금융보안원 관계자는 "한 지자체에서 해당 데이터를 구매해 활용한 이후 이것이 하나의 사례가 되면서 다른 지자체에서도 많이 구매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카드사 이외에 다른 업권의 경우에도 이와 같은 활용 사례가 생긴다면 구매 수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금융데이터거래소의 경우 카카오페이나 NHN페이코, 비바리퍼블리카, 레이니스트 등 주요 핀테크업체는 참여하지 않고 있다. 지난 9월 네이버와 네이버파이낸셜이 합류했음에도 불구하고 이후 참여 의사를 밝힌 주요 핀테크업체는 없었다.

최근 핀테크업체들을 이용하는 금융소비자들이 많고 이로 인해 이들이 구축한 데이터의 양이 방대할 것임을 고려하면 현재 금융데이터거래소에서는 반쪽짜리 데이터만 거래되고 있는 셈이다.

한 핀테크업체 관계자는 "사업적 임팩트가 있는 사안이 아니어서 아직 크게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거래소에 참여하면 핀테크들이 보유한 데이터도 공개해야 하는데 그렇게까지 하면서 참여할 만한 유인이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시기적으로 현재 핀테크업체들은 마이데이터 사업자 선정이 더 중요한 과제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jhson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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