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너무 앞서가는 금융시장
[데스크 칼럼] 너무 앞서가는 금융시장
  • 황병극 기자
  • 승인 2020.11.12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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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대선 승리가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국내외 금융시장도 득실 따지기에 분주하다. 바야흐로 '바이든 시대'의 실물경제 및 금융시장의 변화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둘러싼 낙관적인 전망론까지 가세하면서 국내 주식, 채권, 외환시장도 요동치고 있다.

국내외 금융시장은 바이든 시대에는 정치적인 불확실성이 완화되는 가운데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다소 누그러들면서 세계적으로 교역 여건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나아가 바이든 당선인이 대규모 재정적자를 통한 경기부양을 지지한 만큼 국채 발행물량 확대와 맞물려 미국 국채금리가 오르고 미국 달러화도 전반적으로 약세 기조를 좀 더 이어갈 것이란 인식이 우세하다. 대선에서 바이든 후보가 승기를 잡았다는 사실이 알려진 이후 국내외 주가가 급등한 가운데 글로벌 국채금리가 오르고 달러-원 환율이 하락한 것도 이런 시장의 기대감을 가격화한 결과다.

그러나 금융시장의 '리스크 온' 분위기를 가격에 고스란히 반영하기에는 현실이 여전히 녹록지 않다. 통계청이 전일 발표한 '10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천708만8천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2만1천명이나 감소했다. 무려 8개월 연속으로 감소한 것으로, 지난 2009년 1∼8월 8개월째 감소한 이후 최장기간 감소다. 실업률은 3.7%로 1년 전보다 0.7%포인트 상승했다. 10월 기준으로는 지난 2000년 10월의 3.7% 이후 최고치다.





문제는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금융시장의 급격한 가격변화가 실물경제의 회복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달러-원 환율의 지속적인 하락과 글로벌 국채금리의 상승이 대표적인 경우다.

한때 달러당 1,300원 근처까지 올랐던 달러-원이 1,100원 수준으로 가파르게 떨어졌다. 글로벌 달러화 약세와 중국 위안화 강세의 영향이다. 일부에서는 가파른 원화 강세가 모처럼 살아나는 수출회복에 찬물을 끼얹지나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글로벌 국채금리 상승세도 심상치 않다. 바이든 시대에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한 국채물량이 늘어날 수 있다는 인식 탓이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지난 8월 초 연 0.50% 근처였으나, 11월 들어 연 1.00%를 눈앞에 뒀다. 미국에서 금리가 치솟자 우리나라 10년 만기 국채금리도 연 1.662%까지 상승했다. 경기회복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시장금리가 상승할 경우 경제주체들의 이자 부담이 커지는 것은 물론 자칫 기업의 투자나 소비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미국 제약회사의 코로나19 백신 개발 가능성에도, 실제 백신이 보급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최근 국내외에서 코로나19 확산 속도는 더욱 빨라지는 모양새다. 사실 도널드 트럼프와 조 바이든의 대선에서 승패를 가른 것은 코로나19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앞으로도 상당 기간 금융시장은 물론 모든 분야에서 코로나19가 맹위를 부릴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전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내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3.5%에서 3.1%로 낮췄다.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이 올해의 극심한 경기침체에서 점차 회복된다고 하더라도 우리나라의 경기회복도 제한된 수준에 그칠 것으로 봤다. 더욱이 코로나19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세도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거듭 경고했다.

바야흐로 바이든 시대에 전개될 각종 변화에 미리미리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러나 처음부터 한 번에 홈런을 치겠다는 과도한 욕심보다는 앞으로 국내외 코로나19 팬데믹 현상의 전개 상황을 조금 더 지켜보면서 방망이를 짧게 잡고 대응하는 전략이 바람직해 보인다. (정책금융부장 황병극)

ec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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