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F, 10년간 주가 30배 넘게 올라



(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국민연금공단이 스포츠 의류 브랜드 MLB로 잘 알려진 의류제조업체 F&F의 주식을 올해 들어 대거 매집해 지분율이 1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연합인포맥스의 주식 대량보유공시 화면(화면번호 3421번)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F&F의 지분 10.01%를 확보했다고 이달 초 공시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5월 F&F의 지분 6.04%를 확보했다며 처음으로 지분 보유 내역을 공개했다. 국민연금은 특정 기업의 지분율이 5% 이상일 경우 주식 대량보유 공시 의무(5%룰)에 따라 보유 내역을 공개하게 돼 있다.

이후 지분율 5% 안팎으로 매도와 매수를 반복하던 국민연금은 지난 6월 7.13%의 지분율을 공시한 뒤 8월 중순 9.16%, 10월 말 10.02%까지 지분율을 확대했다. 한두 차례 매매를 더한 국민연금은 현재 10월 30일 기준으로 F&F의 지분 10.01%를 보유한 상태다.

F&F는 스포츠 의류 MLB와 아웃도어 브랜드 디스커버리 등을 운영하는 기업이다. 지난 몇 년 사이 10~20대 사이에 이른바 스트리트 패션이 유행하고 중장년층이 고성능 활동복을 많이 찾으면서 수혜를 입어 왔다.

지난해 말 연결 기준으로 F&F의 매출은 10년 전과 비교해 3배 이상 늘어난 9천103억원까지 확대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각각 1천507억원과 1천99억원으로 469%와 289% 증가했다.

국내 시장의 사업 확장과 더불어 중국 시장에서 성장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주가도 가파르게 상승하는 중이다. 2010년 10월 3천990원이었던 F&F의 주가는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직전인 올해 1월 12만8천원까지 30배 넘게 뛰기도 했다.

국민연금이 5% 이상 지분을 처음으로 공시한 지난해 5월 F&F의 주가는 8만원대였다. 작년 초 4만원대까지 주가가 내렸던 시점 전후로 지분을 늘리기 시작했다면 국민연금도 저점에서 포지션을 잘 구축했을 수 있다.

F&F는 코로나19 여파로 내수 시장이 침체되면서 올해 실적이 악화했지만, 중국 오프라인 시장에선 여전히 성장하고 있는 점도 성장 잠재력으로 평가된다.

F&F는 지난 9일 3분기 매출액이 1천596억원, 영업이익은 126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6%, 61% 급감한 수치다. 특히 영업이익은 시장 컨센서스를 44%나 하회했고 영업이익률도 같은 기간 7.1%포인트 떨어졌다.

MLB 브랜드의 국내 매출도 944억원으로 이 기간 28% 감소했다. 코로나19 충격으로 면세점 매출액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50%나 급감한 점이 컸다. 디스커버리 매출도 523억원으로 같은 기간 4% 감소하며 처음으로 역성장했다.

다만 MLB의 중국 사업 성장세는 고무적이라고 증권사들은 평가한다. 중국 MLB 3분기 매출은 163억원으로 같은 기간 400% 급증했다. 오프라인 매출이 전분기 7억원에서 97억원으로 대폭 늘어난 것이 주효했다.

한국투자증권의 박하경 연구원은 "2분기부터 시작한 중국 대리상 사업의 성과가 고무적"이라며 "출점 속도도 지난 2분기 3개에서 3분기 29개로 가파르고 점당 매출도 높은 데다 대리상은 도매 채널로 고정비 부담이 없어 수익성이 좋다"고 분석했다.

F&F는 지난해 2월 중국 판권을 인수하며 중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고 올해 말까지 오프라인 매장 수를 55개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중국 내 MLB의 매출을 올해 468억원에서 내년 말 957억원까지 키우는 게 목표다.

국민연금으로선 F&F의 배당 성향이 높다는 점도 매력적일 것으로 보인다.

F&F의 배당 성향은 지난해 13.95%, 주당 현금 배당금은 1천원에 이른다. 섬유·의복 업종 평균인 1.32%의 10배가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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