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현대차에 이어 제너럴 모터스(GM)가 LG화학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 리콜에 나서면서 LG화학이 곤혹스러운 입장에 처했다.

LG화학은 아직 화재 원인이 규명되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는 국내는 물론 미국에서도 의구심을 살 것으로 보인다.

GM은 14일 쉐보레 볼트EV에 대한 자발적 리콜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자발적 리콜은 한국 오창에서 생산된 LG화학의 고압 배터리를 장착한 2017~2019년형 볼트EV를 대상으로 한다.

이에 앞선 지난달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이 전기차 뒷좌석 하단부에서 주차 중에 화재가 발생한 사건 3건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NHTSA는 볼트 전기차가 주차된 상태 등에서 뒷자리 밑에서 화재가 발생한 사례 3건을 들여다보고 사전 평가를 개시했다며 이처럼 밝혔다.

NHTSA는 "화재 피해가 전기차 배터리가 있는 부분에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근본적인 화재 원인은 아직 불명확하다고 덧붙였다.

LG화학은 GM의 리콜과 관련해 배터리 결함이 화재의 원인이 아닐 수 있다면서 "정확한 화재 원인 규명을 위해 GM과 협력해 성실히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GM에 앞서 현대차도 LG화학 배터리를 장착한 코나 전기차(OS EV)에 대한 리콜에 나선 바 있다.

현대차는 지난달 2017년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제작된 코나EV 7만7천대를 리콜한다고 밝혔다.

현대차가 코나EV 리콜에 들어간 것은 2018년 5월부터 국내외에서 총 13건의 코나EV 화재 사고가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올해 들어 6건의 화재가 발생하는 등 사고 빈도가 잦아졌다.

이에 지난달 국토부는 차량 충전 완료 후 코나EV에서 고전압 배터리의 배터리 셀 제조 불량으로 인해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자동차안전연구원의 결함조사 결과 제조 공정성 품질불량으로 양(+)극판과 음(-)극판 사이에 있는 분리막이 손상돼 내부 합선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현대차는 국토부의 발표 이후 곧바로 제작상의 결함을 인정하고 리콜 조치에 들어갔다.

반면 LG화학은 "국토부가 화재의 정확한 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발표했다"며 "현대차와 공동으로 실시한 재연 실험에서 화재로 이어지지 않아 분리막 손상으로 인한 배터리 셀 불량이 원인이라고 할 수 없다"고 했다.

배터리 셀이 화재의 원인이라는 국토부 지적에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실제로 코나EV에 LG화학의 배터리셀, 현대차의 배터리관리시스템, 현대모비스의 냉각시스템 등 여러 장치와 시스템이 들어가 있어 화재 원인을 단순히 배터리 문제로 보기만은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현대차, GM뿐 아니라 BMW와 포드 등의 일부 전기차 모델에 대해서도 화재 위험성을 이유로 리콜이 실시된 바 있어 배터리가 아닌 전기차 전반의 문제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포드와 BMW가 리콜하는 차량에 탑재된 배터리 제조사는 삼성SDI다.

그러나 현대차에 이어 GM이 LG화학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에 대한 대규모 리콜에 나서면서 화재 원인이 밝혀질 때까지 LG화학 배터리를 둘러싼 논란은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NHTSA 조사 결과 배터리가 화재 원인으로 밝혀질 경우 향후 LG화학의 신규 수주 활동에는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 수주 잔고는 150조원에 이르며, 현대차와 GM 이외에도 테슬라, 폴크스바겐, BMW, 벤츠, 포르쉐, 포드 등 세계 주요 완성차 업체에 배터리를 납품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가 최근 발표한 9월 글로벌 전기차(EV, PHEV, HEV) 탑재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 따르면 9월 한 달간 LG화학은 19.9GWh(24.6%)로 1위를 차지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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