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지난 수년간 경쟁 심화와 초저금리 여파로 업황 침체를 겪어온 국내 보험사들이 최근 예상 밖의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어 주목된다.

여기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손해율 개선세가 지속된 데다 증시회복에 따른 변액보증준비금 환입 효과가 겹친 점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지난 3분기에 연결기준 전년동기 대비 44.4% 늘어난 3천45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같은기간 한화생명 또한 104.05% 늘어난 1천489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호실적을 기록했다.

생보업계의 경우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치인 0.5%로 낮아진 탓에 자산운용부문을 둘러싼 위기감은 여전하다는 평가가 많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로 급락했던 증시가 최근 가파른 회복세를 보이며 역대 최대 수준까지 오른 점이 부진을 만회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9월 말 2,063.05 수준이었던 코스피는 올해 3월부터 코로나19 여파가 본격화하자 1,457.64까지 급락했다.

다만, 이후 경기부양을 위한 각국의 적극적인 유동성 공급 정책에 힘입어 올해 9월 말에는 2,327.89까지 재차 뛰었다.

4분기 들어서는 미국 대선 종료로 불확실성이 크게 줄어든 데나, 백신 개발에 대한 기대감까지 겹치면서 역대 2,500선 부근까지 추가로 반등한 상황이다.

아울러 그간 실적의 발목을 잡았던 저축성보험 비중을 줄이는 대신 보장성보험의 비중을 늘리며 포트폴리오 개선을 추진한 점도 생보사들의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한화생명의 경우 신계약 가치 극대화 전략을 지속 추진한 결과 3분기에는 보장성보험의 수입보험료가 전년동기 대비 3.3% 늘었다.

보험사 관계자는 "생보사들은 최근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新)지급여력제도(K-ICS)에 대비해 문제가 됐던 저축성 비중을 줄이는 대신 보장성 비중을 늘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보업계 또한 올해 들어 가파른 실적 개선세를 지속 중이다.

최근 실적을 발표한 현대해상과 메리츠화재는 올해 3분기에 1천310억원과 1천10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이는 전년동기와 비교하면 각각 81.1%, 43.8% 늘어난 셈이다.

올해 9월까지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 현대해상 등 9개 손보사가 기록한 누적 자보 손해율은 88.45%였다.

지난해 같은기간 자보 손해율이 94.6%에 육박했던 점을 감안하면 6%포인트(p)가량 개선된 셈이다.

업계에서는 자보 손해율이 1% 낮아질 경우 전체적으로 약 1천500억원 수준의 손익 개선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이동량이 줄면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개선 추세인 점이 실적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며 "지난해에는 손익 맞추기를 위해 채권매각 비중을 늘렸지만, 최근에는 수익성 개선 덕분에 이 비중도 줄어드는 추세"라고 전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가 장기화하면서 4분기에도 손해율 개선에 따른 효과는 이어질 수 있다"면서도 "다만, 초저금리 기조로 자산운용 여건이 추가로 악화할 수 있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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