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가팔라지자, 확진자 숫자에 채권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이 다시 쏠리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될 경우 롱 재료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우위를 보였지만, 국회 심의 중인 예산안의 증액을 통해 숏재료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16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전날 국내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는 208명을 기록하며 이틀 연속 200명대를 나타냈다.

통상 주말에는 코로나19 검사수 감소에 확진자가 줄어드는 데도 대거 확진자 발생이 이어진 것이다. 당국도 이에 따라 거리두기 격상 검토에 들어갔다.

정부는 '1주간 일평균 국내발생 확진자 수'를 토대로 거리두기 단계를 조정한다. 수도권은 100명 미만, 비수도권은 30명 미만(강원·제주는 10명)일 경우 1단계가 유지되고 그 이상이면 1.5단계로 격상된다.

수도권의 최근 1주일(11.8∼14일) 일평균 환자 수는 83.4명으로, 1.5단계 격상 기준인 100명에 근접했다.

대부분 채권 시장 참가자들은 거리두기가 강화될 경우 롱 재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이전 거리두기 강화는 숏재료로 작용했지만, 연말이라 당시와는 상황이 다르다고 이들은 설명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이번 주에 1.5단계로 격상한다고 해도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할 시간이 부족하다"며 "거리두기 강화에 내수 경기가 죽으면 펀더멘털 상 롱재료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최근 시장금리 상승도 롱재료로 작용할 가능성에 힘을 싣는 배경이다. 전 거래일 국고 3년 민간평가사 금리는 0.960%로 1%를 앞두고 있다. 기준금리와 격차는 50bp에 육박한다.

그는 "금리 레벨이 워낙 높아서 사보고 싶지만, 핑계가 필요하다"며 "거리두기 강화는 매수 명분을 강화하는 재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거리두기 상향이 숏재료로 작용할 가능성은 여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치권이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국회에서 심의 중인 내년 예산안의 사업비를 증액할 수 있어서다. 당장 채권시장의 공급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내년 발행 규모 확대는 악재로 볼 수 있다.

다른 증권사의 채권 운용역은 "방역 강화에 따른 지원금 지급 주장은 여야 모두 반대하기 어렵다는 것을 이미 확인했다"며 "거리두기가 강화되면 심의 중인 예산안의 사업비를 늘리자는 의견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국회 예산결산특위는 이날 예산안 조정소위원회를 열어 556조 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세부 심의에 들어간다. 예결 소위 심사는 통상 2주가량 진행된다.

예결 소위 의결안이 나오면 종합심사와 본회의를 거쳐 내년 예산이 최종 확정된다. 예산안 처리의 법정 시한은 내달 2일이다.

hwr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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