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연말이 다가온 가운데서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新)지급여력제도(K-ICS)에 대비하기 위해 자본확충에 속도를 내는 보험사들이 늘고 있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흥국생명은 지난 13일 7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사모 형태로 발행했다.

10년물로 발행된 이번 후순위채의 금리는 4.1%로 확정됐다.

5년 후 콜옵션(조기상환권)을 행사하지 않을 경우 금리가 추가로 뛰는 구조인 만큼 사실상 5년물 후순위채를 찍은 셈이다.

이번 발행은 과거 발행했던 만기도래 후순위채를 차환하기 위한 용도다.

흥국생명은 이번 700억원과 이번주 추가로 발행 예정인 100억원의 후순위채를 합쳐 총 800억원을 차환에 활용할 계획이다.

기존 후순위채를 새 후순위채로 대체하는 차환 용도인 만큼 지급여력(RBC)비율에도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6월 말 기준 흥국생명의 RBC비율은 187.1% 수준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흥국생명의 RBC비율은 생명보험업계 평균을 하회하는 만큼 향후에도 자본확충에 대한 필요성은 지속해서 발생할 것"이라며 "보험사가 수년간 집중적으로 자본확충에 나섰지만 여전히 부족하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고 말했다.

앞서, 보험업계는 유상증자와 신종자본증권(영구채), 후순위채 발행 등을 포함해 지난해에만 2조5천억원 규모의 자본확충에 나선 바 있다.

이어 보험사들은 올해에도 이미 2조원 이상의 자본확충을 진행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DB생명보험(영구채 400억원)과 메리츠화재보험(후순위채 1천500억원), 롯데손해보험(후순위채 900억원), MG손해보험(유상증자·후순위채 2천억원), 푸본현대생명보험(후순위채 400억원), 교보라이프플래닛(유상증자 1천억원) 등이 총 6천200억원 규모의 자본확충을 단행했다.

이어 하반기에는 하나손해보험(유상증자 1천260억원)과 NH농협생명보험(유상증자 2천억원)과 신한생명보험(영구채 3천억원), 흥국화재(후순위채 400억원), 동양생명(영구채 3천500억원), 푸본현대생명(후순위채 500억원), DB생명(유상증자 1천500억원), 메리츠화재(유상증자 1천억원), 흥국생명(후순위채 800억원 예정) 등 1조4천억원 규모의 자본확충이 추가로 이뤄졌다.

보험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것이 골자인 IFRS17과 K-ICS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자본확충에 조금 더 속도를 내야 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보험연구원은 전날 '제로금리시대, 보험산업의 영향과 과제'를 주제로 연 온라인 세미나에서 새로운 제도하에서는 보험사들의 RBC비율이 큰 폭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특히, 노건엽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K-ICS가 도입될 경우 지난해 말 285% 수준이었던 국내 생보사들의 RBC비율은 '반토막' 수준인 142%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손해보험사들 또한 자본확충이 필요하기는 마찬가지다.

6월 말 기준 손해보험사들의 평균 RBC비율은 생보업계 대비 40%포인트(p)이상 낮은 248.63%에 머물고 있다.

특히, 업계에선 RBC비율이 170%대를 나타내고 있는 롯데손보와 MG손보가 자본확충에 추가로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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