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임하람 기자 = 11월 들어 달러-원 환율이 30원가량 급락하면서 외환 당국이 속도 조절에 나섰다.

다만, 시장에 달러-원 하락 재료가 더 많은 가운데 당국의 경계심리가 언제까지 환율 하락세를 막을 수 있을지 서울 외환시장 참가자들의 궁금증이 커지는 모습이다.

17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당국 경계에 당분간은 1,105원을 하단으로 시장의 눈치싸움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전일 달러-원 환율은 글로벌 달러 약세와 이로 인한 위안화 강세, 미 증시 상승에 따른 코스피 강세의 영향으로 1,110원 아래에서 갭다운 출발했다.

특히 코스피 강세에 힘입어 달러-원은 장중 1,105원대로 저점을 낮추기도 했다.

그러나 오전 10시 40분께 외환 당국이 구두 개입에 나서면서 하락세에 제동을 걸었다.

당국은 "최근 환율 변동은 과도하다"며 "인위적 변동 확대 유도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는 지난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달러-원 환율이 1,300원에 육박하던 때 이후 8개월 만에 나온 구두 개입이다.

시장에는 당국의 구두 개입과 동시에 실개입이 들어오며 달러-원을 다시 1,110원까지 밀어 올린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 16일 달러-원 틱 차트(단위:원)>

그러나 최근 시장에는 증시 강세와 코로나19 백신 개발, 위안화 강세 등 모든 재료가 달러-원 하락세를 지지하는 상황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달러-원 환율은 재료들의 전반적인 흐름과 상관없이 위안화 강세나 달러 약세, 증시 강세 등 개별재료에도 반응하며 하락했지만, 최근에는 재료들이 같은 방향으로 나오며 환율 하락을 지지하는 만큼 당국 입장에서는 부담이 커졌다.

A 은행의 외환 딜러는 "위안화를 비롯해 달러 인덱스와 주식 등이 모두 리스크온으로 치우친 상황"이라며 "당국이 홀로 개입한다면 일시적으로 레벨을 막을 수는 있겠지만, 방향을 전환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시장이 당국과 같은 방향으로 움직여줄 때 개입 영향이 극대화할 수 있는데 현재 상황에서는 총알만 낭비하게 될 수 있다"며 "당국을 제외한 매수 주체는 없어 보이는데 아무래도 빅 피겨를 앞두고 나선 듯하다"고 전했다.

시장참가자들은 당국의 구두 개입으로 당분간 1,105원대에서 눈치 보기가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추세 전환은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B 은행의 외환 딜러는 "전일 구두 개입 이전에도 부총리와 1차관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구두 개입성 발언이 나왔다"며 "아직 시장 흐름은 하락세인 만큼 추세전환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당국이 분위기를 조성한다면 급한 하락세에 대한 지지력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당국도 과도하게 레벨을 올리기에는 수출업체 좋은 일만 시킬 수 있어 레벨을 지키는 수준에서 나올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앞으로 달러-원 환율은 주식시장에 달려있다고 예상했다.

C 은행의 외환 딜러는 "당국도 어느 정도 추세는 인정하는 것 같다"며 "달러-원 하락이 추세라면 너무 개입할 필요는 없다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9월 초만 해도 달러 인덱스 대비 달러-원이 7% 정도 높았는데 지난주 같은 수준이 됐다"며 "그 이후 주식시장과 상관관계가 높아진 느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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