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수용 기자 =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국내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리게 되면서 적정 기업 가치에도 투자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18일 대한항공의 유상증자로 인한 가치 희석에 따라 목표 주가를 낮췄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2조5천억 원의 유상증자로 자금을 마련한다. 그중 1조8천억 원을 인수 자금으로 활용한다. 대한항공은 공시를 통해 발행가 1만4천400원에 1억7천300만 주를 발행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1억7천500만 주였던 기존 대한항공 주식 수는 3억4천800만 주로 늘어난다.

다만, 전문가들은 유상증자에 따른 희석효과가 주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고 내다봤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대규모 유상증자에 따른 희석 효과를 고려해 투자의견 및 목표주가를 하향한다"며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시장수익률로, 목표 주가를 2만8천 원에서 2만3천 원으로 낮췄다.

대신증권은 내년 추정 주당 순자산가치(BPS)가 2만7천348원에서 2만906원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목표 주가순자산비율(PBR) 1.1배를 적용해 2만3천 원의 목표 주가를 산출했다.

양 연구원은 "2023년 상반기 말까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을 통해 초대형 국적항공사가 출범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항공시장 침체가 지속할 경우 부담이 가중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SK증권은 BPS 희석률이 낮아 목표 주가를 2만4천 원으로 유지했지만, 주가 상승에 따라 투자 의견은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SK증권은 올해 4분기 목표 BPS를 1만4천976원으로 제시했다. 이에 목표 PBR 1.6배를 적용했다.

유승우 SK증권 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항공업계의 중장기적 구조조정 및 턴어라운드의 시그널로 볼 수 있다"면서도 "대한항공은 10조 원에 가까운 부채를 떠안게 된다"고 짚었다.

유 연구원은 이어 "대한항공의 재무 부담은 지속할 것"이라며 "한진칼 대주주인 3자 연합의 향후 행보, 아시아나항공 무상감자 관련 주주총회 일정 등 관련 변동성도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한화투자증권은 희석보다는 실적과 독점적 지위에 주목했다.

한화투자증권은 내년 대한항공의 적정 시가총액을 9조 원에서 11조6천억 원으로 제시했다. 이를 발행 주식 수로 나누면 주가 밴드는 약 2만5천 원에서 3만3천 원으로 계산된다.

한화투자증권은 기존 지배주주자본 3조3천억 원에 유상증자 금액 2조5천억을 더한 5조8천억 원에 대해 목표 PBR를 1.7~2배로 적용했다.

김유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의 역사적 PBR 상단은 1.7배"라며 "화물기 운용을 통한 증익 기조와 독점적 지위를 고려하면 20%의 멀티플 할증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대한항공 주가는 전장보다 2.2% 하락한 2만4천 원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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