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정우 기자 = "올해는 불확실성 확대로 주식 투자하기 수월한 한 해였다. 내년에는 사정이 다르다. 불확실성이 조금씩 수그러들고 있다. 좋은 기업을 발굴하는 노력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사진 설명 :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8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투자 적기인 불확실성 증폭 구간이 마무리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백신 개발로 제한되고,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민주당 집권이 시작되면서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국면에 들어섰다.

윤 센터장은 내년 불확실성 제한에 따른 박스권 장세가 예상되는 만큼 올해와는 다른 투자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센터장은 "불확실성 증폭 시기에 시장을 끌고 가는 섹터별 황소(대형주)를 따라가는 추적 매수가 수익으로 이어진다"며 "다만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고 박스권 장세가 연출될 때는 닭의 머리를 잡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닭의 머리를 잡는 전략을 단순히 종목 장세로 해석하는 것은 자칫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테마성 이슈 등에 휘둘리는 종목 발굴이 아닌 기업 실적의 방향과 마켓 모멘텀을 따져보는 투자의 원칙을 세우라는 것이 윤 센터장의 조언이다.

그는 "종목 장세에 대비하라고 하면 많은 투자자가 테마주 같은 곳으로 눈을 돌린다"며 "그것이 아니라 개별 기업의 이익 방향, 파이가 커지는 산업군(마켓)을 장악한 기업이 재평가되는 장세에 대비하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좋은 기업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박스권 장세에서 이런 기업들이 시장을 아웃퍼폼하는 모습을 보여왔다"며 "내년부터 리서치에 베이스를 둔 투자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윤지호 리서치센터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코로나19 국면에서 '사과나무 시리즈' 인기가 많았다. 시즌2 안 나오나.

▲과거에도 보면 불확실성이 가장 극대화된 시기가 기회의 영역이다. 이번에도 미국 대선 당시가 불확실성이 높았던 시기. 그 전후가 주식 비중 늘릴 좋은 기회가 아니었나 생각한다. 올해 말이나 상반기 시장도 기업 실적과 장기 금리 기대값에 의해 좌우되는 시장으로 본다. 우리 증시가 정상 궤도에 오르기 전까지 반복되는 흐름일 것이다. 처음 사과나무 시리즈 보고서를 시장에 내놓을 때 전문에 '내일 지구가 멸망해도 한 그루 사과나무를 심자'라는 글을 썼다. 그런데 지금은 멸망할 것 같지 않아 사과나무 시리즈는 다시 나오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고민은 이런 것이다. 불확실성 하에서 주식 비중 확대를 두려워한다. 가치 밸류도 그렇게 싸지 않다. 길게 본다면 내년 이후에 2~3년 박스피로 보고 있다. 올해 장은 사실 쉬웠다. 주도주를 황소로 치면 그 꼬리라도 사면 이익이 났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치고 오르면 언택트를 추격 매수하면 되는 것이었다. 그런데 박스피로 들어가면 소의 꼬리보다 닭의 머리가 낫다. 다시 말해 종목 장세로 들어가는 것. 다만 투자자들이 오해하는 것이 종목 장세라고 하면 테마주 같은 곳으로 눈을 돌린다. 그런 것이 아니라 각각의 개별적인 이익 방향, 리치 마켓을 장악한 기업이 재평가되는 장세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런 종목들이 박스피에서 시장을 상당히 아웃퍼폼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이런 상황일수록 리서치 베이스 투자가 중요해질 것으로 본다.

-기댓값에 대해 좀 더 설명해달라.

▲장기 금리의 방향과 기업 실적의 기댓값이다. 금리는 결국 경기를 대변하는 것인데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 다들 부채가 많은 상황이라 큰일이 벌어진다. 내년에 금리 상승 가능성이 커진다. 다른 말로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가 올라온다는 것인데 그렇게 되면 시장은 불안정해질 수 있다. 금리 인상 시기가 내년 말일지 내후년일지 모르겠지만 대비를 해야 하는 상황.

주식 투자자 입장에서 생각할 때 두 번째로 고려할 것은 실적이다. 안 좋은 기업에 투자를 잘못하면 문제가 된다. 올해 2분기가 너무 안 좋았다.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대하면서 실적이 무너졌는데 이에 대한 기저효과로 내년 2분기는 실적이 매우 좋아질 것. 글로벌 증시 방향은 내년 2분기 실적에 대한 기저효과를 미리 선반영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년 바벨 전략을 추천하시는데 어떤 의미인가.

▲성장주냐 가치주냐. 이것이 너무 성악 개념처럼 됐다. 금리가 오를 때 가치주가 올라오고 저금리 상황에선 성장이 희소화하게 되면 성장주가 부각된다. 단순히 이런 의미인데 도식적으로 적용되는 측면이 있다. 엄밀히 이야기해 삼성전자가 가치주인지 성장주인지 헷갈리는 측면이 있다. 결국 우리가 찾아야 하는 것은 가치나 성장이 아니라 좋은 기업이다. 앞으로 파이가 커지는 업계가 어디일까 하는 것. 바벨은 가치주와 성장주 내에서 공약수를 찾는 작업이다. 가격이 상대적으로 싼 가치주에선 자동차가 눈에 띄었고 성장 측면에서는 IT가 눈에 들어왔다. 이것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짠다면 내년 상반기까지 시장을 최소한 이기지 않을까 하는 의미에서 바벨전략을 강조해왔다.

-내년 증시 어떻게 전망하시나.

▲코로나19 백신이 나오고 정책을 부양했던 유동성 팽창이 정점을 치고 내려올 것이다. 시장이 유동성이란 마취 주사에서 깨어날 것. 깨어나는 순간 진통이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 알 수 없으니 아픈 순간을 대비해야 하는 것. 과거를 돌이켜보면 미국 위기 상황이 오면 민주당이 승리한다. 그리고 열심히 경제를 살린다. 그리고 나면 재정을 안정화하려는 구간에서 묘하게 이머징 시장이 힘들어진다. 민주당을 좋아하지만, 우리 증시 입장에서 보면 증시가 치고 나가기보다는 박스권에 머문 적이 많았다. 조 바이든이 당선되면 정책 혜택이 후퇴할 것이다. 법인세를 올리면 비용이 증가해 기업 실적에도 안 좋을 수 있다.

다시 말해 기댓값 방향에 따라서 주식 투자는 아직 긍정적이지만 어느 순간 모든 것이 정상화되면 중시가 경제에 부합하는지, 기업 이익이 부합하는지 등 레벨에 대한 고민이 시작된다. 이르면 내년 2분기 중에도 고민이 시작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오히려 투자자들은 마음이 급해질 것이다. 그래서 이번 미국 대선 전후에 불(Bull)마켓이 나오는 것도 이것에 기반하는 것. 좋아지는 건 알겠는데 그 수준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면서 만만치 않은 시장이 될 것이라고 본다.

-올해 말과 내년 초 주식 비중 늘려야 하는 구간인지.

▲가장 좋았던 구간은 미국 대선 전후였다. 가장 불확실성이 증폭되는 구간이었기 때문. 주식 시장은 3개월, 6개월, 12개월 이후를 예측해 미리 가격을 정하는(pricing) 작업을 한다. 12개월 뒤에는 코로나19 백신이 상용화될 수 있고, 6개월 뒤는 인플레이션 기대가 조금씩 생길 것 같다. 우리가 선제적으로 반보 앞서 시장을 콜하는 스타일이다. 다만 내년에 기댓값 차원에서 보면 하반기에 불확실성이 다시 커질 것으로 본다. 경기 레벨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내년 코스피 지수 밴드는.

▲하우스 뷰에서는 상단을 2,700선으로 이야기해왔다. 버핏 비율(Buffet Indicator)이라고 해 상장주식의 총 시가총액과 국내총생산(GDP)이 거의 같아지는 지점을 예상한 것. 내년에도 지수가 상승 흐름을 보이겠지만 그 이상으로 올라갈지는 의문이다. 내년 하단은 2,200선 정도로 본다.

사실 최근 지수 상승이 빨라진 느낌이 있다. 가장 안전한 것은 현금이다. 현금을 가지고 조정을 하는 것이 중요. 박스피에서는 현금을 가지고 주식 비중을 늘렸다 줄이는 것이 좋다.

-내년 투자 업종 및 종목에 힌트를 준다면.

▲답은 뻔하다. 좋은 기업에 투자하기 위한 노력이다. 좋은 기업이 좋은 주가에 와있으면 최고이고 좋지 못한 주가에 있어도 나중에 충분히 엑시트가 가능하다. 다 양보하더라도 반드시 수치를 따져봐야 하는 것이 있다. 매출과 이익을 체크하는 것. 실적을 미리 알고 예측하기는 어렵다. 실적 시즌마다 업데이트하면서 점검해 나가야 한다. 모든 분석에 앞서서 좋은 기업을 고르자는 원칙을 지키면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베스트 리서치센터에 대해 소개해달라.

▲센터장으로 온 지 9년차가 됐다. 우리 하우스는 어떤 분야를 가리지 않고 시장 친화적으로 가고 있다. 다시 말해 사후적인 해석보다는 선제 분석을 하는 것이 특징이다. 좀 더 공격적으로 시장에 접근하고 있다. 리서치 센터의 경우 과정을 중요시하는데 우리는 결론을 내고 싶어하는 하우스다.







[유튜브 방송 : https://youtu.be/YuirKziQzf8]

jwchoi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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