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홍경표 기자 = 아시아나항공의 2대 주주인 금호석유화학이 한진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인수 무산 이후 아시아나항공 자본 확충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한진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대규모 자금이 유입돼 아시아나항공 정상화 속도가 빨라졌기 때문이다.

1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한진칼은 산업은행과 신주인수대금 5천억원과 교환사채 3천억원 인수계약 등 총 8천억원의 자금을 조달받는 투자합의서를 체결했다.

한진칼은 이 자금을 바탕으로 대한항공의 주주배정 방식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하는 3천억 상당의 영구전환사채와 1조5천억원 상당의 신주를 인수할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 HDC현대산업개발의 인수까지 무산되면서 최악의 상황에 직면해 있었다.

아시아나항공 부채비율이 올해 3분기 말 2천308%에 달하고, 차입금 의존도도 지난해 말 57.8%에서 3분기 말 62.7%로 상승하면서 재무 건전성이 지속해서 악화하고 있었다.

결국 아시아나항공은 자본잠식을 통한 관리종목 지정과 신용등급 강등을 피하고자 결손금 보전을 위한 3대1 무상 균등 감자까지 추진했다.

균등 감자는 자본잠식을 위한 임시방편이고, 재무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매수자를 찾는 것이 급선무였는데 한진그룹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나서면서 큰 고비는 넘길 수 있게 됐다.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으로부터 1조8천억원의 지원을 받으면 부채비율은 544.9%, 차입금 의존도는 55.3%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호석화는 아시아나항공 지분 11.02%를 보유하고 있는 2대주주로서 아시아나항공의 정상화를 통한 주주가치 제고를 반기는 분위기다.

코로나19 확산과 HDC현산과의 인수·합병(M&A) 무산으로 아시아나항공 지분 가치가 하락하고 감자 위기까지 겪었는데, 동종업계인 한진그룹의 인수 추진으로 반전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금호산업이 HDC현산과의 주식매매계약을 해제한 9월11일 4천65원이었으나, 한진그룹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발표한 이달 16일 상한가를 찍었고 전일 종가 5천800원을 기록했다.

금호석화는 HDC현산과의 M&A 당시에도 조속한 경영 정상화를 이뤄낼 수 있는 인수자라면 협조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고, HDC현산의 아시아나 인수를 위한 유상증자에도 참여하지 않으면서 단순 지분 투자자로서의 위치를 지켰다.

금호석화는 통합 대형항공사 출범으로 영업 수익성과 경쟁 완화, 글로벌 10대 항공사 도약에 따른 시장지위 향상도 누릴 수 있게 돼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말 3대1 균등 무상감자를 앞두고 있고, 업황 악화와 재무 상황에 따라 추가 감자도 예상됐는데, 한진그룹으로부터 자금이 수혈되면서 감자를 통한 지분가치 하락도 피할 수 있게 됐다.

올해 균등 무상감자 이후 재무 상황이 악화해 채권단의 출자전환 후 추가 감자가 이뤄지게 되면 아시아나 지분의 30.77%를 보유한 금호산업을 포함해 2대주주인 금호석화도 여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었다.

금호석화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기업가치 제고와 정상화를 지금까지 주장했었고, 궁극적으로 펀더멘털 자체가 개선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될 수 있어 한진그룹의 인수가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kphong@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10시 35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