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최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대규모로 자금을 순매수하고 있는 가운데 환율 영향이 주목된다.

증시에서의 외인 자금 순유입은 그렇지 않아도 강세를 보이는 원화 가치를 더욱 끌어올릴 수 있어서다.

18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전일까지 9거래일 연속 순매수 흐름을 보였다. 이 기간에 외국인은 4조7천억 원 이상을 순매수했다.

코스피도 외인 순매수에 힘입어 2년 반 만에 2,500선을 상향 돌파하고 랠리를 나타냈다.

서울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원화 강세와 동반한 코스피 랠리는 국내 자산에 대한 글로벌 자금의 선호를 반영한다면서 대규모 외인 순매수세가 이어질 경우 달러-원 환율은 추가 하락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1,100원대 초반까지 하락한 후 눈치 보기에 접어든 달러-원 환율에 외인 자금 순매수 지속 여부가 하락 트리거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은행의 외환딜러는 "코스피에서 외국인의 자금이 대거 유입되고 있는데 원화 환율도 이 같은 상황이 반영되고 있다"며 "한국 자산과 시장 전체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이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 딜러는 "코스피가 2,500선을 돌파하고 연말까지 추가 상승이 전망되는 상황에서 일부 역외 참가자들은 내년의 상승분까지 미리 고려해 (달러) 오퍼(매도)를 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달러 약세 분위기 속 외국인 자금과 환율 상관관계가 더욱 강화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달러화가 강세 기조를 보였던 시기에는 투자자들이 원화 약세 우려로 환 헤지 비율을 높여왔으나, 원화가 강세를 나타내는 현재 상황에서는 환 헤지의 필요성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글로벌 투자자들이 강달러 기조가 마무리됐다고 생각하는 와중에 원화에 대한 시각도 긍정적인 상황"이라며 "이에 따라 환 헤지 비중이 최근 4~5년보다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전 연구원은 "이에 따라 외국인 주식 자금 매매에 따른 환율 영향력이 커질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지급되는 삼성전자의 배당금도 외환시장이 지켜보는 이벤트다.

외국인의 원화 배당금이 외환시장에서 달러 역송금 수요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3분기 배당금을 지급한다. 배당금 총 규모는 2조 4천억 원이 넘는다. 이중 외국인 배당금은 1조5천억 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배당금 관련 역송금 수요가 외환시장에서 소화될 경우, 최근 급락한 달러-원 환율의 하단을 받쳐줄 수 있는 요인이다.

다른 은행의 외환딜러는 "달러-원 환율에는 글로벌 달러 약세, 위안화 강세 등 하락 재료가 많은 상황이다"라면서도 "그러나 삼성전자의 분기 배당금 관련 역송금, 코로나19 확진자 증가 관련 이슈가 환율의 하단을 지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hr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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