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올해 수출입이 모두 타격을 입으면서 국내 4대 시중은행의 빚보증 규모가 작년 말보다 4조원 넘게 줄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신한·KB국민·하나·우리은행의 확정·미확정 지급보증은 47조4천87억원으로 작년 말 51조9천682억원보다 8.8% 줄었다.

지급보증은 보증해준 기업이 돈을 갚지 못하게 됐을 때 은행이 대신해서 상환해주겠다고 약속하고 대신 수수료를 받는 계약이다. 신용장 거래를 비롯한 각종 무역 거래나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자금을 차입하려는 기업을 대상으로 한다.

은행별로는 하나은행의 올해 3분기 지급보증액이 총 14조6천958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4.7% 줄어들며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우리·국민·신한은행의 지급보증 금액은 각각 11조5천753억원, 12조3천827억원, 8조7천549억원으로 같은 기간 8.3%, 5.3%, 3.9% 줄었다.





은행들의 수수료수입원인 지급보증이 줄어든 이유는 앞으로 채무변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줄였다기보다는, 코로나19 상황으로 수출입 교역량이 감소하면서 수출입기업의 지급보증 수요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올해는 코로나19 장기화와 미·중 무역 갈등 여파로 세계 교역 여건이 악화하면서 수출과 수입이 모두 예년만 못한 상황이다.

올해 1~10월(잠정치) 수출액과 수입액을 더한 무역액은 7천980억 달러로 집계됐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735억 달러, 8.4% 줄었다.

올해 수출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 지난 3월부터 6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하다 9월에서야 7.6% 증가로 돌아섰다. 지난달엔 다시 3.6% 감소했다. 수입도 코로나19 이후 큰 폭으로 감소하다가 9월 1.6%로 증가했으나 지난달 5.8% 줄었다.

그 영향으로 올해는 신규 지급보증 신청은 안 들어오고 기존 지급보증건은 사업이 완료돼 지급보증이 해지가 되면서 지급보증 금액이 전체적으로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4대 시중은행들의 지급보증은 1년 만에 3조 가까이 늘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에서 제도적으로 리스크 관리를 목적으로 지급보증을 줄인 건 없다"며 "신규 수주 건이 없어 지급보증 요청이 들어오지 않다 보니 지급보증을 통해 수수료 수입을 확보하고 싶어도 못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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