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전환 대기업, 자회사 아닌 손자회사 중심으로 지배력 확대
지주사 전환 대기업, 자회사 아닌 손자회사 중심으로 지배력 확대
  • 이효지 기자
  • 승인 2020.11.18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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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제 밖 계열사 71%가 사익편취 규제대상



(세종=연합인포맥스) 이효지 기자 =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기업집단들은 자회사가 아닌 손자회사 중심으로 지배력을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주사로 전환한 기업집단의 체제 밖 계열사 중 사익편취 규제 대상은 작년보다 늘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8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0년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현황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공정위 분석결과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기업집단 전체가 지주회사 체제로 바뀐 대기업 집단(그룹)을 일컫는 '전환 집단'은 모두 24개로 올해 대기업집단으로 편입된 삼양이 전환 집단에 해당해 작년보다 1개 늘었다.

9월말 기준 대기업집단 소속 지주회사는 43개로 전년 대비 4개 늘었지만 지주사 자산요건이 1천억원에서 5천억원으로 상향됨에 따라 자산총액 5천억원 미만인 중소 지주회사(82개)가 전년보다 12개 감소해 전체 지주사는 작년보다 줄어든 167개였다.

태영, 셀트리온이 지주사 체제로 바꿨고 IMM인베스트먼트, 삼양이 대기업집단으로 편입됐으며 한화, 부영은 지주사에서 제외됐다.

전환 집단 소속 지주사의 평균 자회사, 손자회사, 증손회사는 각각 10.9개, 19.8개, 2.9개로 전년보다 늘었다.

전환 집단 소속회사 수는 2015년부터 꾸준한 증가세인데 5년새 손자회사의 비중이 자회사나 증손회사 비중보다 커졌고 손자회사 수가 자회사 수의 2배에 달한다.

전환 집단이 상대적으로 지배 책임을 크게 지지 않으면서 손자회사를 중심으로 지배력을 키운 것으로 보인다.





총수 있는 전환 집단 22개 소속 지주회사에 대한 총수 및 일가의 평균 지분율은 각각 26.3%, 49.5%로 총수일가로의 지분율 집중이 여전했다.

또 지분율이 낮은 구간(상장 30%, 비상장 50% 미만)에서 전환 집단 소속 자·손자회사 비중이 각각 42.0%와 53.5%로 전체 지분율 구간에서의 비중(자회사 30.5%, 손자회사 48.3%)보다 높게 나타났다.

구성림 공정위 지주회사과장은 "비상장사의 경우 지분율이 50%가 되면 회사를 단독으로 지배할 수 있어서, 상장사는 여러 견제 장치를 고려해 30%를 적정 지분율 기준으로 삼았다"며 국세기본법상 과점주주 기준 등 다른 법에서도 50% 기준을 채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손자회사보다는 자회사 중심으로, 높은 지분율을 바탕으로 단순·투명한 지배구조를 만드는 것이 건전한 지주체제라며 현재 지주사외 책임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환 집단의 출자 형태는 지주사 체제 특성상 일반기업집단에 비해 상대적으로 단순한 수직구조였고 출자 단계는 지난해와 비슷한 3.2단계로 조사됐다.

총수 있는 전환 집단은 전체 996개 계열사 중 793개를 지주체제 안에 갖고 있다.

총수일가가 체제 밖에서 지배하는 계열사는 161개로 전년 대비 9개 감소했는데, 이 중 50%인 80개가 사익편취 규제 대상 회사였다.

규제를 아슬아슬하게 적용받지 않는 규제 사각지대 회사 34개까지 포함하면 체제 밖 계열사의 71%(114개)가 사익편취 규제 대상인 것이다.

체제 밖 계열사 수는 줄었지만 이들 계열사 중 사익편취 규제 대상 비중은 4년째 증가세다.





전환 집단의 내부거래 비중은 평균 15.25%로 전년(15.77%)과 비슷한 수준이나 일반집단의 내부거래 비중(10.48%)보다는 여전히 높다.

또 전환 집단 소속 대표 지주사는 매출의 40.9%를 배당수익으로 채우는 반면 매출의 51.9%를 브랜드 수수료, 부동산 임대료, 컨설팅 수수료 등 배당외 수익으로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는 총수일가가 지주사를 중심으로 지주체제와 체제 밖 계열사를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만큼 총수일가로의 이익 귀속을 위해 부당 내부거래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의 공정거래 법제로 지주사의 소유지배구조를 개선하고 공정한 거래를 담보하기에 한계가 있는 만큼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담긴대로 자·손자회사 의무지분율을 상장사 20%에서 30%로, 비상장사 40%에서 50%로 높여 지배구조 개선을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 과장은 "지주사는 주식 소유를 통해 소속회사를 지배하는 구조로, 배당수익이 주된 수익원이어야 지주사 본질에 부합한다"며 "지금은 배당외 수익이 많아 지배력 확대, 사익편취 등 부작용이 나타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사익편취 규제대상 범위도 총수일가 지분율 20% 이상 회사 및 이들 회사가 50% 넘게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로 넓혀 부당 내부거래를 더 철저하게 막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210개인 사익편취 규제대상은 법 개정 시 598개로 3배 가까이 늘어난다.

hjlee2@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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