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정부가 은행권의 가계 신용대출 규제를 강화하기로 한 가운데 은행채 발행이 줄어들 가능성이 커지면서 크레디트 채권시장 전반의 강세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당국은 최근 신용대출 증가세를 감안,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발표했다.

고소득자의 고액 신용대출에 있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을 확대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앞서 지난 9월에도 신용대출 등 가계부채 급증에 대응해 대출금리를 인상하고 대출한도를 줄이는 등 규제가 점차 강화하는 모습이다.

신용대출 증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가계의 생계형 자금 소요가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은행들은 은행채를 찍어 대출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는 만큼 가계부채 강화와 대출수요 감소는 장기적으로 은행권의 은행채 발행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된다.

이는 은행채시장에 공급 감소 요인으로 가격과 신용스프레드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앞서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를 강화하자 은행채 발행이 일시적으로 증가한 적도 있었지만 올해 당국이 규제 완화를 연장해주면서 은행채 발행 부담이 줄고 은행채시장은 강세를 보였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4236)에 따르면 은행채 발행은 지난 9월 4조원 넘게 순발행 기조를 지속하다가 10월 대출규제 강화 등으로 순발행이 1조원 수준으로 급감했다.

은행채시장 강세는 전반적인 투자수요 개선 효과로 크레디트 채권시장 전반에 반사이익을 가져올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은행채 공급량이 월평균 전체 크레디트 채권시장에서 적게는 35% 많게는 50%까지 차지하기 때문에 수급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고 평가된다.

또 일각에선 예대 마진에서 이익이 줄어들 은행들이 고금리 회사채와 여전채 등 크레디트 채권 매수로 수익을 보전할 것으로도 전망했다.

연말 이례적인 크레디트 채권시장 강세 속에서 신용스프레드가 추가 축소한다면 연내 코로나19 이전 상황으로 복귀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전일 기준 은행채('AAA'ㆍ3년만기) 신용스프레드는 20.5bp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직전 19.9bp와 비교해 0.6bp 차이에 그쳤다.

회사채('AA-'ㆍ3년만기)의 경우 전일 신용스프레드는 20.5bp로 연저점이었던 지난 2월 말 대비 0.6bp까지 폭을 좁혔다.

여전채 가운데 카드채('AA+'ㆍ3년만기)의 전일 신용스프레드는 41.9bp로, 코로나19 이전 대비 11bp가량 축소할 여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업들의 3분기 실적발표를 전후로 회사채 발행이 주춤해진 가운데 여전채는 회사채의 대체재 지위를 누리면서 투자수요를 흡수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민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가계대출 규제 강화로 은행권의 가계대출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며 "이는 은행채 발행 수요 감소로 이어져 최근 순발행 기조가 둔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윤원태 SK증권 연구원은 "은행채 발행이 줄어든다면 크레디트 채권시장 전반에 공급 물량이 감소하면서 전반적인 강세도 가능하다"고 전했다.

m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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