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홍경표 기자 = 한진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해 연일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사모펀드 KCGI가 산업은행과 한진칼이 맺은 투자합의서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경영권을 보장하기 위한 명분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KCGI는 18일 입장문을 내고 "산은은 한진칼에 5천억원을 투입하고 조 회장의 한진칼 주식을 담보로 받았으나, 조 회장의 주식 385만주 중 326만주(84.32%)가 이미 금융기관과 국세청에 담보로 제공돼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산은이 8천억원의 자금을 지원하는 댓가로 조 회장이 담보로 제공하는 한진칼 주식은 60만주에 불과하고, 금액으로 쳐도 425억원(주당 7만800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KCGI는 또 산은과 한진칼이 투자합의서를 체결하고, 7개 의무조항을 둔 것도 허울 뿐이라고 비판했다.

투자합의서 중요 조항을 위반하면 5천억원의 위약벌 및 손해배상책임을 지우도록 했지만, 설사 위반하더라도 조원태 회장은 425억원만 부담하게 되고 나머지는 모두 한진칼이 부담하는 것으로 이 경우 이사의 배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KCGI는 "그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한진칼 주주 및 국민 전체로 전가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단 한 푼의 사재 출연도 없는 조 회장이 상속받은 한진칼 주식 중 60만주의 담보 제공만으로 영구적으로 경영권을 독차지하고 10대 항공사 주인이라는 프리미엄을 누리게 됐다고 주장했다.

KCGI는 "한진칼 이사회에도 불참한 조 회장에게 엄청난 국고가 투입된 40조원 항공사의 경영을 맡기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KCGI는 또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조현민 한진칼 전무 등 조 회장 일가에 대해서는 항공 경영만을 제한함으로써, 비항공 계열사 경영 참여와 이를 위한 사익편취의 길을 공식적으로 열어줬다고도 비난했다.

그러면서 "항공산업의 통합은 합리적인 절차와 방식, 가치 산정으로 주주와 회사의 이해관계자 및 국민의 공감을 거쳐 진행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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