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련봉쇄 제안했던 '롱텔레그램 보고서' 현대판 비판도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정원 기자 = 미국 국무부 정책기획실이 74쪽에 달하는 중국 봉쇄정책 관련 보고서를 내놓을 예정이라고 악시오스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체는 중국이 권위주의적 강대국으로 부상한 것에 대해 미국이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한 청사진이 담긴 보고서 사본을 입수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중국 도전의 요소'(The Elements of the China Challenge)라는 제목의 이 보고서에는 중국 공산당의 위험한 행태, 사상의 출처, 중국이 직면한 취약점, 미국 및 동맹국들이 이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악시오스는 이번 보고서가 1947년 냉전 당시 소련에 대한 강경한 봉쇄정책을 제안했던 조지 캐넌의 '롱텔레그램 보고서'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미국 외교관이었던 조지 캐넌은 미국 국무부 정책기획실의 창립자이기도 하다.

보고서는 "중국의 도전에 대처하려면 미국은 근본으로 돌아가야 한다"면서 "미국은 관료적 분쟁이나 기관 간 영역 다툼을 극복하고 짧은 선거 주기를 초월하는 단호한 정책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최우선 목표를 자유를 확보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국이 달성해야 할 10가지 과제도 제시했다.

10가지 과제에는 ▲세계 최강의 군대를 유지할 것 ▲동맹체제를 강화하고 민주주의와 인권을 증진하기 위한 새로운 국제지구를 만들 것 ▲미국인에게 중국의 도전에 대해서 교육할 것 ▲중국과의 권력 경쟁을 이해하는 신세대 공무원을 양성할 것 등이 포함됐다.

한편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중국 애널리스트들이 이번 보고서를 현대판 롱 텔레그램 보고서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푸단대의 웨이종요우 교수는 "이 보고서를 지금 내놓는 것은 소련을 봉쇄하려 했던 캐넌의 아이디어를 모방하는 것으로 중국의 봉쇄정책에 대한 기반을 마련하고 새로운 행정부의 대중 정책을 제한하려는 것"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에게 미중관계를 완화할 여력을 주고자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국 사회과학원의 류웨이동 전문가도 "트럼프의 임기는 거의 끝났다"면서 "이번 행동은 바이든에게 정립된 모델이나 현실을 보여주려 하는 행동"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번 보고서로 미중 관계가 급격히 악화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이미 양국 관계가 좋지 않다는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다"면서 "이번 보고서가 갑자기 양국 관계를 악화시키지는 않을 것이며, 사실 양국 관계는 이미 매우 안 좋기 때문에 더 안 좋아질 여지도 별로 없다"고 평가했다.

jw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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