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19일 외환 당국이 현재 달러-원 하락 속도에 대해 위안화 등 여타 통화 대비 과도하게 빠르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기대 이후 다시 전 세계 코로나19 확산 상황으로 시선이 옮겨가면서 달러-원 환율 하락세도 주춤할 수 있겠지만, 여전히 심리나 수급 면에서는 환율 하락에 대한 전망이 많다고 전했다.
전일 달러-원 환율은 장 초반 하락 시도를 했으나 역송금 관련 결제수요와 당국 경계 등에 오전 중 상승 전환했다.
그러나 오후 들어 역외 달러-위안(CNH) 환율이 6.53위안대로 떨어지는 등 위안화가 강세를 보이고 수급상으로도 역외 매도와 네고물량 등 매도세가 우위를 보이면서 당국과 시장의 줄다리기가 이어졌다.
그래프상으로도 오후 내내 공방이 이어지며 하단이 점차 1,105원에서 1,104원으로 낮아지다 장 막판에는 장중 저가인 1,103.80원으로 마감했다.
<지난 19일 달러-원 환율 틱차트(단위:원)>
간밤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이 다시 6.56위안대로 오르고 달러-원 1개월물도 1,107원대로 오르면서 당장 빅피겨에 대한 부담은 한숨 덜었지만, 당국은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는 모습이다.
지난 16일 기재부 등 외환 당국이 시장에 직접적인 개입 메시지를 전달하며 당국의 의지를 보인 가운데 이날도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시장에 메시지를 전했다.
홍 부총리는 "지난 2개월간 원화는 주요 통화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절상되고 있다"며 "원화 환율의 한 방향 쏠림이 계속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도한 환율 변동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정부는 비상한 경계심을 가지고 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시장안정을 위해 언제든지 적극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환시 참가자들은 위안화 등 주요 통화가 달러-원 하락 속도와 비슷한 수준이 되려면 당국이 상당 기간 속도 조절에 나서야 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들은 역외 달러-위안 환율이 6.5위안 아래로 내려가야 원화 강세와 속도가 맞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 은행의 외환 딜러는 "1,100원에 가까워질수록 당국 경계가 커질 것"이라며 "달러-위안이 6.5위안 아래로 간다면 그때는 원화 강세와 균형이 맞는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지만, 위안화도 등락이 심해 지금 레벨에서는 계속 경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당국이 강하게 개입하지는 않고 속도를 늦추는 차원에서만 꾸준히 들어오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이 또한 강한 의지를 보이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다른 은행의 외환 딜러는 "당국 입장에서 위안-원 직거래 환율 기준으로 168원 아래는 불편한 것 같다"며 "168~170원 사이에서 속도 조절에 나선다고 본다"고 전했다.
또 다른 딜러는 "국내 코로나19 확산으로 위험회피 심리가 커지는 분위기에 맞춰 당국이 미리 환율 수준을 더 높여놓으려 할 수 있다"며 "국내 확진자 현황이 단기적으로 상방 재료로 작용할지가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두고 전일 루머가 속출한 가운데 이날도 300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올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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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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