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임하람 기자 = 최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을 주도적으로 움직이는 요소로 '핫 머니'가 지목됐다.

원화 자산에 대한 매력도로 국내 증시와 외환시장 등에 유입된 자금이 늘어나면서 달러-원 환율의 변동성도 덩달아 증폭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달러-원 환율 흐름이 외국인 주식 자금과 역외 포지션 플레이에 크게 좌우되면서 환율이 수직 급등, 낙하하는 사례가 잦아져서다.

20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전일 달러-원 환율은 전일 대비 11.80원 급등한 1,115.60원에 마감했다.

최근 환율이 급락하며 1,100원 빅 피겨(큰 자릿수)에 근접하자 외환 당국이 경고성 메시지를 냈고 이에 환율이 반등한 것으로 해석된다.

시장 참가자들은 전통적으로 자본 유출입이 용이하고 비교적 투명한 제도 속 예측 가능성이 높은 서울외환시장의 특성상 많은 핫머니가 유입됐다고 보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투자대조표 자료에 따르면 9월 말 대외금융부채는 전분기 말보다 662억 달러 증가해 1조2천530억 달러를 나타냈다. 외국인의 증권투자가 724억 달러 늘어난 영향이다.

같은 기간 내국인의 해외증권투자가 383억 달러 늘어난 것과 비교해 두 배 가량 높은 수준이다.

문제는 핫머니가 유입, 유출되는 과정에서 환율이 변동성을 나타낼 수 있다는 점이다.

A 은행의 외환딜러는 "핫머니가 변동성을 일으키는 이유는 수급 불균형을 불러오기 때문"며 "외국인 주식 자금은 계속 들어오고 있는데 유출이 없는 점이 가장 균형이 맞지 않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 딜러는 "환 시장은 균형이 무너질 때 급격하게 진행되는 경향이 있다"며 "수급이 워낙 달러 매도가 많다 보니 쉽게 밀리면 (달러를) 던지게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B 증권사의 외환 딜러도 "역내 수급도 아닌 자본 유입, 역외 숏 플레이 등 핫머니가 환율의 흐름을 주도했다"며 "변동성이 줄어들면서 수직 하락한 만큼, 뒤돌아설 때 또 급하게 오를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다른 시장 참가자도 "서울환시에서 절대적인 거래량은 로컬이 많지만, 포지션 운용 전략에 있어서는 외은이 훨씬 공격적"이라며 "외은 주도로 환율이 1,100원에 근접하게 밀렸고, 반면 외환 당국이 개입을 시작하자 숏 커버를 내 환율을 급등시켰다"고 설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속 한국이 경제와 방역에 상대적으로 선방하면서 향후에도 핫머니는 외환시장의 관심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A 은행의 외환딜러는 "하지만 우리나라의 펀더멘털이 아시아 신흥국 중 가장 좋은 것이 사실"이라며 외국인 주식 자금이 계속 들어오는 상황도 어색하지 않다고 전했다.

C 은행의 딜러는 "외국인이 주식을 팔고, 개인이 가진 달러를 내던질 정도의 투자 심리 훼손이 있어야지 환율이 급반등할 수 있다"며 "그 정도의 악재가 일어나기 어려운 상황에서 내년 상반기까지는 하락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유럽이 백신으로 경기가 반등할 때까지는 원화 자산에 대한 매력이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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