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국 국채 가격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응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급대출프로그램을 미 재무부가 연장하지 않기로 해 우려가 커져 상승했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20일 오전 9시(이하 동부시각)께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1.8bp 내린 0.836%를 기록했다. 4거래일 가운데 3거래일 하락세를 나타내 최근 2주 이내 최저치를 나타냈다.

국채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스티브 므누신 장관의 전격 결정에 금융시스템을 부양하려는 연준의 능력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 속에서 미 국채수익률은 하락세를 이어갔다.

므누신 장관은 전일 오후 늦게 서한을 보내 의회의 경기부양법(CARES Act) 지금으로 운영되는 연준의 프로그램을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연준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설치된 모든 긴급 대출기구들이 여전히 어렵고 취약한 경제에 안전장치로 중요한 역할을 계속해나가길 원한다"며 재무부의 이런 결정에 반발했다.

가뜩이나 코로나19 사태가 악화하는 상황에서 소기업 지원 등을 포함한 5개의 대출 기구가 만료되면 경제 전망은 더 어두워질 수밖에 없다.

하루 신규 확진자는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고, 입원자수 역시 10일 연속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캘리포니아주가 주 전체를 대상으로 야간 외출 금지령을 내리는 등 주(州) 정부들은 잇따라 경제활동 재개 계획을 되돌리며 강도 높은 확산 억제책을 내놨다. 방역 당국과 의사협회 등은 모임이 늘어나는 추수감사절을 앞두고 여행 자제와 방역수칙 준수를 촉구했다. 투자자들은 시장 불안, 금융 여건 경색을 우려하고 있다.

인터랙티브 인베스터의 리차드 헌터 시장 대표는 "새해 새로운 재정 부양책에 대한 희망이 희미한 상황에서 연준과 재무부의 불협화음은 투자심리를 뒤흔들 정도로 위협적일 것"이라며 "통화의 재정 부양은 건강 위기 내내 지속해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부양 정도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지만, 투자등급과 하이일드 크레딧지수가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블루베이 에셋 매니지먼트의 데이비드 릴리 최고투자전략가는 "1월 중 새로운 재무장관이 나올 것이라는 데 시장은 베팅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그러나 "재무부의 자금 지원을 위해서는 새로운 프로그램이 필요하기 때문에 새로운 법안이 필요하고, 이런 프로그램을 대체하는 게 꼭 간단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특히 의회가 분열된 상황에서는 통과가 더 어려울 수 있다"고 주장했다.

씨티 리서치의 앤드루 홀렌호스트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몇 달 동안 이런 안전장치는 많이 사용되지 않았기 때문에 직접적인 시장 충격은 제한되겠지만, 덜 탄탄한 안전장치의 간접적인 영향으로 위험자산은 후퇴할 것"이라며 "이런 위험회피가 작용한 데다 국채 발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에 국채수익률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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