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국 국채 가격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응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급대출프로그램을 연장하지 않는다는 미 재무부의 방침에 부양 축소 우려가 커져 상승했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20일 오후 3시(이하 동부시각)께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2.6bp 내린 0.828%를 기록했다. 장중 최근 11거래일 동안 가장 낮은 0.818%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번주 8.2bp로 내려 8월 21일 이후 주간으로 가장 큰 하락폭을 나타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0.9bp 하락한 0.161%에 거래됐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4.6bp 떨어진 1.531%를 나타냈다. 이번주 낙폭은 6월 12일 이후 가장 가파른 11.8bp였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68.5bp에서 이날 66.7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스티브 므누신 장관의 전격 결정에 금융시스템을 부양하려는 연준의 능력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 속에서 미 국채수익률은 하락세를 이어갔다.

므누신 장관은 의회의 경기부양법(CARES Act) 지금으로 운영되는 연준의 프로그램을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고, 연준은 반발했다.

가뜩이나 코로나19 사태가 악화하는 상황에서 소기업 지원 등을 포함한 5개의 대출 기구가 만료되면 경제 전망은 더 어두워질 수밖에 없다. 투자자들은 시장 불안, 금융 여건 경색을 우려하고 있다.

10년물 미 국채수익률은 지난주 8개월 이내 최고치인 0.975%에서 이번주 하향 곡선을 그렸다. 지난주 신규 국채 공급과 백신 낙관론이 국채수익률을 끌어올렸지만, 1%에 육박하자 연준이 장기 채권 매입을 확대할 수 있다는 기대가 생겨났다.

10년물 국채수익률이 다시 11월 초 수준으로 후퇴한 가운데 투자자들은 다음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주시하고 있다.

인터랙티브 인베스터의 리차드 헌터 시장 대표는 "새해 새로운 재정 부양책에 대한 희망이 희미한 상황에서 연준과 재무부의 불협화음은 투자심리를 뒤흔들 정도로 위협적일 것"이라며 "통화의 재정 부양은 건강 위기 내내 지속해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메리벳 증권은 "연준이 므누신 장관의 요청을 들어준다면 이런 선택 프로그램의 안전장치와 기능이 단기적으로 더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며 "바이든은 재정 부양책을 발표하고 연준은 완화적인 정책을 오랫동안 유지할 텐데, 이는 어떤 긴급 유동성 기구보다 더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부양 정도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지만, 투자등급과 하이일드 크레딧지수가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연장되지 않는 이번 프로그램이 사실 많은 부분을 차지하지 않았고, 3월 유동성과 같은 문제가 이미 해결돼 반드시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특히 미정부가 연준의 부양 능력 감소에 대응해 새로운 재정 부양책에 합의할 수 있다는 낙관론도 고조돼 국채수익률 낙폭 회복에 일조했다.

므누신 장관은 긴급대출프로그램 자금을 의회가 대신 보증금 형태로 소기업을 돕는데 사용해야 한다며 이번 결정에 대해 항변했다.

블루베이 에셋 매니지먼트의 데이비드 릴리 최고투자전략가는 "1월 중 새로운 재무장관이 나올 것이라는 데 시장은 베팅하고 있지만, 재무부의 자금 지원을 위해서는 새로운 프로그램이 필요하기 때문에 새로운 법안이 있어야 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런 프로그램을 대체하는 게 꼭 간단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특히 의회가 분열된 상황에서는 통과가 더 어려울 수 있다"고 주장했다.

씨티 리서치의 앤드루 홀렌호스트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몇 달 동안 이런 안전장치는 많이 사용되지 않았기 때문에 직접적인 시장 충격은 제한되겠지만, 덜 탄탄한 뒷받침의 간접적인 영향으로 위험자산은 후퇴할 것"이라며 "이런 위험회피가 작용한 데다 국채 발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에 국채수익률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ING의 파드레이크 가비 지역 리서치 대표는 "변동성이 앞으로 커질 경우 문제가 될 수 있지만, 현재와 같은 상황은 심각하지 않다는 점에서 시장 반응은 꽤 성숙했다"며 "연준이 이런 시설을 뒷주머니에 두는 것은 좋은 일이고 지금 여기에서 재앙적인 일은 아닐 것"이라고 강조했다.

냇웨스트 마켓의 블레이크 그윈 전략가는 "자금조달에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원래 목표했던 시장 대부분에서 유동성 여건은 안정적"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오버나잇 레포 시장에서 국채 담보 차입 비용은 안정세를 보였다.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은 총재는 "월 1천200만 달러의 매입으로 경제에 엄청난 규모의 지원을 하고 있다"며 "필요하다면 만기를 늘리거나 더 많이 매입함으로써 프로그램을 강화할 수 있지만, 그러기 전에 경제가 필요로하는 것을 더 잘 알기 위해 봄날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포트 글로벌 증권의 톰 디 갈로마 국채 트레이딩 매니징 디렉터는 "의회가 추가 재정 부양책을 계속 늦춰 국채 값이 올랐다"며 "10년 국채수익률이 연말까지 0.75%에서 0.95%의 범위를 여전히 모색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BMO 캐피털 마켓의 이안 린젠 금리 전략가는 "므누신과 파월의 구제 기구 확장을 두고 반대되는 입장을 보인 점이 주말을 앞두고 시장의 주된 관심사였다"고 강조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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