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운용수익률, 통안채 줄여 수익방어



(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신용보증기금이 올해 3분기 채권 운용수익률은 비교적 선방했지만, 안정성 자금에 치중한 자산운용 포트폴리오로 전체 여유자금 운용수익률은 2%대에 불과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지난해 같은 기간 규모인 6조3천535억원보다 57% 증가한 9조9천596억원의 여유자금을 운용했다.

그런데 운용수익률은 2.51%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bp 떨어졌다. 신보의 여유자금 운용수익률은 지난 2018년 1%대로 고전하다가 지난해 초 3%대까지 올랐지만, 올해 다시 2%대로 내려간 것이다.

국민연금 등 보험성 기금의 운용수익률이 10%대, 주택도시기금 등 사업성 기금은 5%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더욱더 아쉬운 성적이다.





신보가 직접 운영하는 채권 수익률은 비교적 선방했다.

올해 3분기 채권 운용수익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 3.81%보다 77bp 내린 3.04%를 기록했다. 2분기보다도 55bp 떨어진 수치다.

올해 들어 기준금리와 국공채 금리가 인하하면서 전반적인 채권수익률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올해 3분기 말 기준금리는 전년 동기 대비 75bp 떨어져 0.50%이고, 국고채(3년) 금리도 같은 기간 46bp 내린 0.84%를 기록했다.

신보는 채권수익률을 방어하기 위해 올해 3분기 채권운용에서 통안채 비중은 줄이고 회사채 비중은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3분기 신보는 통안채를 752억원어치 운용해 그 규모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5% 줄었다. 전체 운용채권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2.1%에서 4.9%로 축소됐다.

반면 회사채 비중은 25.7%에서 33.3%로 확대됐다. 신보는 올해 3분기 회사채를 5천149억원어치 운용해 그 규모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8.5% 늘었다.

채권시장 매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그나마 만기 수익률이 덜 떨어진 회사채 운용을 늘린 것이다. 올해 3분기 말 통안채 2년물 수익률은 0.80%로 전년 동기 대비 53bp 하락했다. 회사채 3년물(AA+) 수익률도 같은 기간 34bp 내렸지만, 통안채보다 덜 내린 1.32%를 기록했다.

신보 자본시장부 관계자는 "올해 들어 기준금리 인하 등 채권수익률이 낮아지면서, 운용수익률을 방어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만기 수익률이 양호한 회사채에 대한 운용을 늘려 투자 비중이 조정됐다"고 설명했다.

신보는 올해 4분기에는 시장 상황에 맞춰 채권듀레이션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채권 수익률을 방어할 계획이다.

신보 자본시장부 관계자는 "채권시장은 코로나 재확산 우려, 코로나 백신 개발, 미국 대선 불복 우려, 미국 확대재정정책에 따른 국채 수급 문제 등 불확실성이 높다"며 "국고채 3년~5년 금리가 박스권(0.90%~1.40%)에 갇힌 상황이라 전체 채권금액은 유지하되 시장 상황에 맞춰 채권 듀레이션을 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보가 채권수익률 방어에 나름 성공했지만, 다른 기금에 비해 운용수익률이 낮은 건 안정성 자금에만 의존하는 운용구조 탓이다. 신보는 신용보증기금법 40조에 따라 투자자산이 제한돼 예금·채권·혼합형 펀드 등 안전성이 높은 자산에만 투자할 수 있다.

실제로 올해 3분기 신보는 여유자금을 채권, 연기금투자풀, 확정금리상품, 공공자금관리기금 예탁 등으로 운용했다. 각각 비중이 15.8%, 40.8%, 40.9%, 2.5%를 차지한다.

연기금투자풀은 기금의 자산운용정책이 부진하고 기금이 과도하게 많은 운용자금을 정기예금 등 단기로 운용한다는 지적에 따라 지난 2001년 도입된 제도다. 올해 3분기 3.49%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확정금리상품은 올해 3분기 1.81%의 수익률을 나타냈다.

반면 국민연금 등 보험성 기금이나 주택도시기금 등 사업성 기금은 운용자산 제한이 없어 주식형·해외자산·대체투자까지 투자를 확대해 수익률이 높은 편이다.

앞서 국정감사에서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글로벌 무역 분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등 저금리·저성장 기조가 지속할 전망으로 안전자산에만 투자해서는 수익성 제고에 한계가 있다"며 "투자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투자자산 허용위험 한도의 유연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hr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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