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우리나라 채권시장에서 유동성의 증가가 더이상 채권수익의 확대로 이어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금리가 하단에 도달하면서 나타난 경향으로 풀이되는데, 내년에도 기준금리 동결 전망이 유력한 만큼 시장참가자들이 딜링에서 겪는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23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광의통화(M2)의 전년대비 증가율과 채권수익을 나타내는 KRX종합채권지수(총수익지수) 증감률은 과거 방향이 일치하는 패턴을 나타냈다가 작년부터는 동조성이 약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KRS종합채권지수는 총수익지수 가운데 국채·지방채·특수채를 포함한 국공채 항목을 사용했다.





두 지수의 증가율은 2019년 7월까지 같은 방향성을 보이지만 그 이후로는 M2 증가율이 꾸준히 상승하는데 반해 채권의 수익 증가율은 하락하는 모습을 보인다.

과거와는 달리 유동성의 증가가 채권 수익의 확대로 이어지지 않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기준금리가 바닥에 도달했다는 인식이 수익률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신얼 SK증권 연구원은 "아무래도 기준금리 영향이 있다"며 "2019년에도 역사상 최저수준의 기준금리였고, 올해도 그렇다"고 말했다.

한은은 2019년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치와 같은 수준인 1.25%까지 내렸고,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으로 0.5%까지 인하했다.

총수익지수 증가율은 올해 상반기 기준금리 인하에 잠시 반등했지만 곧 다시 하락추세를 재개해 8월에는 0%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신 연구원은 "연말마다 매수세가 약해지는 영향도 있고 올해는 수급 이슈도 있어 채권 수익률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유동성 증가에 따른 수익 상승 효과가 약화하면서 향후 시장참가자들의 채권 딜링은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추가 기준금리 인하를 전망하는 사람은 거의 없고, 거기에 더해 재료 불확실성은 증가해 변동성이 크다"며 "딜링에 대한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채권수익률 곡선이 스티프닝 상태라서 전망이 어둡지만은 않다는 의견도 있었다.

다른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커브가 평탄(플래트닝)하다면 채권 운용역이 할 수 있는 것이 없지만 스티프닝 상황에서는 캐리 수익도 있고, 롤링 효과도 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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