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국내 건설사들이 발행한 회사채 금리가 업황이 나빠질 것이라는 전망을 미리 반영하며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모습이다.

내년 건설업황이 다소 개선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건설채 신용도가 개선세를 보이는 만큼 저가매수에 들어갈 매력이 있다고도 평가된다.

23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4787)에 따르면 건설 회사채는 각 신용등급 구간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금리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 거래일 HDC현대산업개발 회사채(이하 3년만기 기준) 개별민평금리는 2.673%로, 'A+' 등급 가운데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HDC현산 회사채 금리는 두 개 등급 아래인 'A-' 등급민평금리보다도 16.4bp가량 높았다.

HDC현산과 같은 'A+' 등급에 속하는 롯데건설 민평금리는 1.811%, 포스코건설은 1.798%로, 이들도 'A+' 등급민평금리 1.783%를 1.3bp, 2.8bp 각각 상회했다.

'A' 등급 가운데선 GS건설이 2.487%, 태영건설이 2.353%의 민평금리를 나타냈다. 이들은 'A' 등급민평금리 2.065%를 각각 42.4bp, 28.8 웃돌았다.

GS건설의 경우 한 등급 아래인 'A-' 등급민평금리(2.509%)와 비교해도 2.2bp 차이에 불과했다.

'A-' 등급인 한화건설 민평금리는 3.789%, 대우건설은 3.782%, SK건설은 3.549%, KCC건설은 3.047%로 모두 3%를 웃돌았다.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각종 부동산 규제 등에 따른 건설업황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회사채 금리에 과도하게 반영된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신용등급이나 등급전망이 최근 개선세를 보이고 있고 내년 업황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해 저가매수에 들어갈 만한 금리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HDC현산은 지난 9월 등급전망이 '부정적검토'에서 '안정적'으로 바뀌었고, 포스코건설은 올 6월 신용등급이 한 단계 올랐다.

최근 'A급' 이하 크레디트 채권에 고금리 수익을 추구하는 기관의 투자가 몰린다는 점도 건설채 수요에 긍정적이다.

건설채 대부분은 'A급' 신용등급과 '안정적' 등급전망에 포진해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9월 발표한 리포트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글로벌 경기가 침체함에 따라 해외수주 위축이 현실화하고 있다"며 "공기 지연 및 원가 상승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잉여현금의 축적을 바탕으로 재무 안정성이 개선됨에 따라 경기 대응 능력이 과거보다 강화했다"며 "양호한 분양 및 입주실적과 공급물량 확대로 당분간 주택사업의 외형이 견조한 수준을 나타내면서 업황 저하의 영향을 완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건설업은 예전부터 해운, 조선업 등과 함께 취약 업종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었다"며 "부동산 규제로 수주가 줄어들자 기관들이 더 꺼린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코로나19 때문에 해외공사가 지연되는 등 여파로 신용스프레드가 많이 벌어졌다"며 "재작년과 작년부터 현금 흐름이 좋아지면서 건설업 신용등급은 올라가는 추세였다"고 덧붙였다.

m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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