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글로벌 지수제공업체 MSCI와 FTSE 러셀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의해 블랙리스트로 지정된 중국 기업들과 관련해 고객들의 의견 청취에 나섰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3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1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 군사 및 보안 서비스를 지원하는 31개 중국 기업에 미국인들의 투자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번 행정명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하기 며칠 전인 내년 1월 1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지만, 이미 관련된 주식과 채권 가격은 상당한 매도세에 시달렸다.

지난주 후반 MSCI는 이번 조치로 해당 종목을 지수에서 퇴출해야 하는지 혹은 새로운 종목을 편입해야 하는지 등과 같은 문제를 투자자들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FTSE 러셀도 자사는 미국이나 영국, 유럽연합의 제재를 받는 증권은 배제해왔다며 이번 사태로 고객 등 이해당사자들로부터 지수 내 영향을 받는 증권의 배제 시기 등과 관련해 빠른 피드백을 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FTSE 러셀은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에 제재 대상 범위를 규정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한 결정은 오는 12월 4일까지 나올 예정이다.

저널은 지수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MSCI 중국 지수에 포함된 10대 종목 중에서 차이나모바일만이 제재 대상에 올랐기 때문이다. 차이나모바일은 홍콩과 뉴욕에 상장돼 있으며 시가총액은 1천240억 달러에 달한다.

차이나모바일이 MSCI 중국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3%에 불과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은 회사채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골드만삭스의 케네스 호 아시아 신용 전략 헤드는 제재 대상에 오른 기업과 계열사의 역외 채권 규모는 539억 달러로 달러나 유로, 엔으로 발행된 전체 중국 역외 채권의 6%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FTSE 러셀은 자사의 채권지수에 이번 행정명령이 미치는 영향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주요 채권지수를 제공하는 JP모건은 자사의 지수에 행정명령의 대상이 된 기업들이 발행한 신규 채권은 포함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JP모건은 다만 지수에 포함된 기존 채권은 계속 유지할 것이라면서도 지수 복제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명확해지면 이를 재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JP모건은 자사의 아시아 크레디트 지수에 16개의 블랙리스트 지정 종목이나 관련 계열사들이 발행한 채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3.7%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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