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국내 증시가 급등하는 등 위험자산 선호가 다소 두드러진 가운데서도 채권시장은 강세를 보이며 수급과 같은 다른 재료들에 더 주목하는 모습이다.

24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전일 코스피는 2,602.59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는 처음으로 2,600대에 진입하며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장중에도 2,605.58까지 오르며 지난 2018년 1월 달성한 장중 역대 최고치인 2,607.10에 1.52포인트 차이까지 따라붙었다.

이번 코스피의 신고점 기록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이른바 '대장주'들의 뒷심이 빛났다고 평가된다.

이는 우리 수출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 관련 실적 개선과 경제 전반의 펀더멘털이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과 직결된다.

실제로 전일 관세청 발표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액(통관기준 잠정치)은 313억달러로 지난해 동기 대비 11.1% 증가했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주식시장 활황과 위험자산 선호가 이 같은 펀더멘털 개선 관점에선 채권시장에 약세 재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에서 대선 관련 불확실성이 완화하고 바이든 행정부 출범으로 통상 환경이 개선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진 점도 위험자산 선호와 결부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우려 속에서 글로벌 제약사들이 잇따라 백신 성과를 발표하면서 세계 경제 활동이 정상화하면 수출 비중이 큰 우리 경제에 유리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전일 국고채 금리가 모든 구간에서 하락하는 등 최근 채권시장은 주식시장과 연동되기보다 다른 재료들을 더 크게 반영한다고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올 초부터 주식시장과 채권이 동시에 강세를 보이는 위험자산과 안전자산 선호의 혼재가 더 심화했다고 평가했다.

이번 코스피 급등이 펀더멘털 개선 기대감을 반영하기보다 원화 강세 등에 따른 외국인 매수 유입 영향이 더 컸다고도 해석했다.

미국 주식시장 약세에도 국내 주식시장이 이를 따라가지 않고 특이 강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펀더멘털 요인이 아닌 고점을 확인하기 위한 시도로 볼 수 있다고 추정했다.

채권시장에선 내달 국고채 발행물량 감소 등 수급 이슈에 주목했다.

또 최근 부쩍 상승한 국고채 금리를 감안하면 이를 되돌리기 위한 강세 압력이 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 11일 종가 기준 1%에 근접한 0.989%까지 올랐다.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국내 경기는 반도체 영향을 많이 받다 보니 반도체 업황이 좋으면 경기지표가 확실히 잘 나온다"며 "삼성전자를 필두로 펀더멘털 개선 기대감이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위험자산 선호가 두드러지면 채권 금리는 오르는 것이 맞지만 최근엔 상관관계가 명확하지 않다"며 "재료가 혼재돼 있다"고 설명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최근 급격히 주가가 올라간 것은 대부분 외국인 자금이 들어와서인데 이는 위험자산 선호와는 사뭇 결이 다른 것 같다"며 "지난 코로나19 사태 초기나 미중 무역분쟁 때와 같이 주가와 채권 금리가 따로 움직이는 시점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m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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