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통안채 등 부진, 레포펀드 환매 영향 추정



(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최근 통안채와 공사채 1년 이하 구간이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RP 금리가 치솟는 등 단기자금시장이 약세를 보여 눈길을 끈다. 펀드 환매 등이 주된 이유로 언급되지만, 유동성 공급 주체가 시중은행으로 제한된 점도 연말을 맞아 단기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4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만기가 1년가량 남은 통안채는 지난 23일 민평금리보다 0.7bp 높은 수준에 9천900억 원 거래됐다. 지난 20일에도 민평 대비 2.0bp 높은 금리에 2천300억 원 거래가 이뤄졌다.

통안채 91일물과 1년물은 입찰에서도 저조한 수요에 목표 예정액을 다 채우지 못하는 등 약세가 이어졌다.

시장 참가자들은 최근 단기물 부진의 요인으로 펀드 환매를 꼽았다. 일부 대형기관 자금이 빠져나가고 이 영향에 펀드 환매가 이뤄졌다는 추정이다.

레포 펀드에 돈을 넣는 기관 자금이 이탈하면서 담보로 쓰이는 통안채 등 단기물 거래가 부진했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월말을 앞둔 계절적 요인도 환매가 이어진 배경으로 꼽힌다.

단기물 거래 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레포(RP) 금리도 치솟아 채권시장의 경계심을 키웠다.

지난 19일까지 0.40%대에 머물던 RP 1일물 금리는 전일 0.60%까지 상승했다. 최근 기준금리(0.50%) 대비 강했던 흐름을 한 번에 되돌린 셈이다.

다만 RP 금리는 아직 우려할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평가에 힘이 실린다. 최근 단기자금 시장이 유독 강세를 보여 흐름이 두드러졌지만, 기준금리 대비 10bp 정도 높은 수준은 이상징후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유동성 공급 주체가 시중은행 몇 곳으로 많지 않은 상황에서 한 은행이 자체 사정으로 자금 공급에 소극적인 모습만 보여도 금리가 금세 치솟는다고 시장 참가자들은 설명했다.

A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시중은행의 담당자가 휴가만 가더라도 금리에서 확 티가 난다"며 "어제 흐름은 비정상이라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일부 참가자들은 최근 단기 구간 부진을 수익 관점에서 평가했다.

국채 10년물 금리가 1.60% 수준으로, 기준금리를 110bp 웃도는 상황에서는 살 만하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가파른 경기 회복 기대를 반영했더라도 이후 경기 회복 과정에서는 다시 장기 중심으로 눌릴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B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운용 본부장은 "지난주 외국인이 단기를 팔고 장기 쪽을 사는 모양새였다"며 "최근 차트 모양도 나오는 등 장기 쪽은 이 수준에서 살만하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C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운용팀장은 "장기금리가 오르자, 최근엔 오히려 단기 쪽이 위험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국고 3년이 0.97% 정도인데, 경기 회복기에 기준금리가 1% 갈 수 있다는 컨센서스가 형성된다고 보면 별로 매력적이지 않다"고 설명했다.

최근 단기물 부진이 전체 시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D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다음 달에는 워낙 국고채 수급이 좋다"며 "단기물 부진이 전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hwr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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