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증시 자금이 확대하면서 증권가 리서치 센터도 분주한 나날을 보냈다.

올해 11월 코스피 지수가 사상 최고점을 경신하는 등 견조한 흐름을 보이면서 내년 상반기 주가 흐름에 대한 관심도 고조되는 상황이다.

최근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일찌감치 하반기 지수의 V자 회복을 예상했던 리서치 하우스가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코로나19가 일상생활과 금융 시장을 뒤덮었던 지난 5월.

메리츠증권은 'TAKE OFF THE BEAR MASK'라는 하반기 전망 리포트를 발간했다.

제목을 풀이하면 하반기 베어(하락장) 예측에서 벗어나자는 의도다.

3월 시작된 코로나19 1차 팬더믹이 한풀 꺾였던 시점이지만 많은 전문가가 2차 확산을 우려하던 때다.

금융 시장 붕괴에 따른 정책 기대감에 경기 회복을 전망하면서도 많은 리서치 하우스가 더딘 회복을 예상했다.

브이(V)자형 회복 가능성보다는 엘(L)자형 지수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었다.

당시 메리츠증권은 2020년 2분기를 저점으로 2021년 상반기까지 브이(V)자 회복이 이뤄질 것이란 의견을 냈다.

올해 하반기 주가 회복이 이뤄지고 2021년 상반기 고점에 안착할 것이란 전망이었다.

투자자들에게는 하반기 극단적인 비관론에 흔들리지 말고, 적어도 금융시장에 한해서는 '베어(하락장) 마스크를 벗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해당 리포트에서 이진우 연구원은 "하반기 금융시장 환경은 여전히 어렵다"면서도 "우리는 코로나19로 촉발된 현재의 전세계 경제위기가 대공황과 미국 금융위기 수준의 장기 침체로 진행된다는 극단적인 비관론과는 선을 긋는다"고 설명했다.

가장 큰 이유로 제시된 것은 부채축소(deleveraging)에 따른 디플레이션 불황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오히려 정부 주도의 부채 확대(Leveraging) 사이클로 경기상황은 과거 대공황, 금융위기에 준하지만, 예전만큼 파산기업이 많지 않았다는 게 메리츠 측 설명이었다.

이진우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는 역사상 가장 짧고 굵을 것"이라며 "금융(월스트리트)과 실물(메인스트리트)간 괴리가 커진 상황이지만 경기는 하반기로 갈수록 빠른 회복력을 보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도 해당 보고서를 올해의 리포트로 꼽았다.

이 센터장은 "지난 3월 코로나19로 자본시장이 공포에 휩싸여 있을 때 이번 위기는 잘못한 경제 주체가 없는 만큼 도덕적 해이 논란에 자유롭고 대공황 및 금융위기와 다르다고 진단했다"며 "당시 L자 의견이 우세했으나 우리는 V자 형태의 주가 회복이 가능해 코스피 1,500포인트 선에서 적극적인 매수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극소수 의견으로 많은 반대 논리에 부딪혀 외로웠던 보고서지만 이후 현실화할 때 낚시꾼의 손맛처럼 짜릿함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자본시장부 최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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