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 달러 인덱스가 3개월 이내 최저치 부근까지 떨어지는 등 달러화 가치가 약세 기조를 이어갔다. 추수감사절 휴장을 앞두고도 위험선호 현상이 계속되면서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정권 인수를 개시했다는 소식 등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됐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25일 오후 4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04.420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4.441엔보다 0.021엔(0.02%) 하락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19219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8910달러보다 0.00309달러(0.26%) 상승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24.50엔을 기록, 전장 124.20엔보다 0.30엔(0.24%) 올랐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23% 하락한 91.933을 기록했다. 달러 인덱스는 지난 9월 1일 장중 한때 91.719를 찍으며 전저점으로 기록됐다.

위험자산 선호시대가 재개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 당초 전망보다 빨리 종식될 수 있다는 기대까지 가세하면서다. 코로나19 백신 관련 소식이 잇따라 전해지면서 재확산에 따른 우려 등 악재는 힘을 쓰지 못했다.

바이든 정권의 첫 재무장관으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지낸 재닛 옐런이 지명된 데 따른 파장도 이어졌다. 시장은 옐런의 지명을 달러화 약세 재료로 풀이했다. 옐런 전 의장이 그동안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대규모 재정 부양이 필요하다고 강조해왔기 때문이다. 옐런 전 의장이 연준과 정책 협조도 매끄럽게 이끌 것으로 기대되면서 달러화는 약세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미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된 데 따른 안도 랠리도 이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참모진과 연방 총무청(GSA)에 조 바이든 인수위에 협조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도 정권 이양 작업에 대해 진정성이 있다고 평가하면서 미국 정치의 불확실성이 빠른 속도로 해소됐다.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등이 잇따라 개발한 백신이 이르면 연내에 보급될 수도 있다는 기대까지 이어지며 위험선호 현상을 뒷받침했다.

추수감사절 휴장을 앞두고 잇따라 발표된 미국 경제지표는 대체로 시장 전망치에 부합하며 위험선호를 뒷받침했다.

지난 3분기(7~9월) 미국의 경제 성장률 잠정치는 속보치 및 시장 예상과 같았다. 미 상무부는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잠정치(계절 조정치)가 연율로 33.1%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전망과도 일치했다.

지난 21일로 끝난 주간의 미국 실업보험청구자 수가 2주 연속 증가해 시장 예상보다 많았다.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수는 전주보다 3만 명 늘어난 77만8천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예상치 73만3천 명보다 많았다.

지난달 미국의 내구재(3년 이상 사용 가능 제품) 수주가 시장 예상보다 큰 폭 증가했다. 10월 내구재 수주 실적은 전월 대비 1.3% 증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예상 0.6% 증가를 웃돈 수준이다.

시장 참가자들이 주목한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 의사록은 재료가 되지 못했다. 연준이 채권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언급했지만, 만기 연장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입장을 보여서다.

스코샤뱅크의 외환 수석 전략가인 숀 오스본은 "미국의 추수감사절 연휴가 코앞에 닥친 상황에서 위험자산이 조정을 받고 미 달러화가 소폭 반등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닐 것"이라면서 "사실상 긴 주말을 앞두고 포지션이 정리되고 있기 때문이다"고 진단했다.

그는 "그러나 이는 달러화를 둘러싼 상당히 뿌리 깊은 약세 심리를 거의 바꾸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삭소뱅크의 외환 전략 헤드인 존 하디는 "이제부터 연준은 값싼 자금 조달을 보장하는 등 재정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보조 장치에 불과하다는 것을 증명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연준이 돈을 찍어 수익률 곡선을 억누르고 낮은 금리를 유지함으로써 이런 일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바이든 정부에서 재정-통화 조율을 극대화하는 데 도움을 주는 전직 연준 의장을 두는 것은 의미가 있다"며 "그래서 옐런 지명자의 장기적 함의는 분명히 달러에 대한 마이너스다"고 강조했다.

IG증권의 수석 외환전략가인 이시카와 준이치는 "수익률 상승은 달러화를 어느 정도 지지할 수 있지만, 전반적인 방향은 달러화 약세로 향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위험자산 선호로 흐름이 전환됐다"면서 "옐런은 연준과 팀을 이뤄 경제를 지지할 것이며 미국 금리도 오랫동안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n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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