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예원 기자 = 김태영 은행연합회장이 지난 3년간의 임기를 마친 가운데 임기 중 소통이라는 강점을 잘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태영 회장은 30일 은행연합회장 임기를 마치고 자리에서 물러난다. 앞서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당분간 일선에서 물러나 휴식을 취할 계획임을 밝힌 바 있다.

지난 3년간의 임기 중 단연 돋보이는 것은 소통이었다는 평가다.

가장 큰 성과는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DLF) 사태 이후 은행권의 주가연계신탁(ELT) 판매 허용을 이끌어낸 점이다.

DLF 사태 이후 금융당국은 당초 은행권에 대해 신탁을 포함한 고난도 사모펀드 판매를 금지하기로 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은행권은 공모상품을 담은 신탁 판매는 허용해달라는 입장이었다.

당시 금융당국과 은행간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는 가운데 김 회장은 간담회 등을 통해 은행권의 입장을 금융당국에 전달했다. 신탁 제한 규제에 대해 안타깝다는 의견을 공식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김 회장은 최종 방안이 발표되기 전까지도 은행권 입장이 반영될 수 있도록 조율에 나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금융당국은 은행권의 ELT 판매를 제한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다. 약 40조원 규모 시장을 지켜낸 셈이다.

김 회장은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은행장 간담회에서 금융공기업 퇴직금 상향조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냈다. 금융공기업의 낮은 희망퇴직금이 조직 안팎의 활력을 떨어트리는 만큼 정부 차원의 대안이 필요하다는 취지에서다.

김 회장은 정치권과 금융권 간의 교량역할도 잘 수행했다. 그는 임기 중 문재인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했다. 금융권에서는 대통령 순방길에 매번 함께 하는 유일한 인물이었다.

지난 2018년 이낙연 국무총리는 처음으로 김 회장을 비롯한 15개 은행장들을 총리 공관으로 초청해 오찬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총리가 직접 은행장 모임에 나선 것은 무척 이례적이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매달 정기이사회가 끝난 후 경제부총리나 금융위원장, 금융감독원장 등을 초청해 간담회를 하는 자리도 이전과 비교했을 때 부쩍 늘었다"며 "금융당국 등과 소통을 더 많이 더 자주 가졌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은행권의 신성장동력을 마련한다는 취지에서 해외 은행협회와의 소통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그는 베트남·필리핀·인도·태국·몽골 등 5개 국가와 양국 간 금융산업 정보를 교환하고 진출 지원을 위한 민간 협력 채널을 구축하는 업무협약을 맺는 등 교류·협력을 확대했다.

그는 대형 금융그룹이 10년 내 총자산과 당기순이익에서 차지하는 해외 부문 비중을 20% 이상으로 확대함으로써 시가총액 30조원을 달성할 수 있도록 하는 10·20·30 전략을 제시한 바 있다.

김 회장은 차기 은행연합회장에게도 소통과 관련한 당부를 잊지 않았다.

그는 지난 23일 차기 은행연합회장 선출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후임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로 "업계를 대표하는 자리인 만큼 여러 변화하는 부분에 있어서 미래를 잘 선도하면 좋겠다. 업권 내부에서 리더십도 잘 발휘해달라"고 당부했다.

yw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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