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재닛 옐런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차기 바이든 행정부에서 재무장관 후보자로 유력하게 거명되면서 미국 4대 대형은행 중 하나인 웰스파고와의 악연이 회자하고 있다.

퇴임을 앞둔 시점에서 각종 금융규제를 어긴 웰스파고에 자산취득 제한이라는 초강력 규제를 걸었기 때문인데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만큼 과격하지는 않더라도 대형은행 규제에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29일(현지시간) CNN비즈니스에 따르면 지난 2018년 2월 옐런 의장은 퇴임 전날 미국 대형은행 중 한 곳인 웰스파고에 예상치 못했던 자산 취득 제한 상한선을 부과했다.

CNN비즈니스는 웰스파고에 대한 옐런 의장의 이런 입장은 그녀가 대형은행 규제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줬고 좌파 진영이 영웅으로 여기게끔 했다고 설명했다.

콤파스 포인트 리서치&트레이딩의 아이삭 볼탄스키 정책연구 이사는 "연준을 나가면서 웰스파고에 망치를 내려친 것은 해야 할 일을 한 것일 뿐만 아니라 규제를 지지하는 진보 진영에서 그녀의 입지를 탄탄하게 했다"고 말했다.

다른 재무장관 후보자로 거론됐던 워런 상원의원은 옐런 전 의장을 탁월한 재무장관 후보자라고 인용하면서 웰스파고 사례를 언급하기도 했다.

워런 의원은 트위터에 "그녀는 똑똑하고 거칠고 원칙주의자다"라며 "역대 가장 성공적인 연준 의장으로서 노동자 가구를 속인 책임이 있는 웰스파고를 포함해 월가의 은행들에 맞설 것이다"고 적었다.

연준은 지난 2018년 2월 소비자들을 기만하고, 컴플라이언스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지배구조와 내부통제를 개선할 때까지 웰스파고의 자산을 확대하지 못하도록 제한했다. 또한 그해 4명의 이사를 교체하라고 지시했다.

당시 웰스파고는 비현실적인 실적 달성을 위해 직원들에게 수백만 개의 허위 은행과 신용카드 계좌를 만들게 했다. 이 때문에 웰스파고 고객들은 필요하지도 않은 자동차 보험을 억지로 들어야 했고 모기지(주택담보대출) 대출자들은 부당한 수수료를 물었고 소규모 자영업자들은 속아서 조기 해지 수수료를 냈다.

연준의 제재로 웰스파고는 2조달러 이상의 자산 취득을 제한받았고 이 조치의 결과, 웰스파고 주가는 56% 하락했다.

그럼에도 월가는 옐런이 바이든 행정부의 재무장관이 되는 것에 대해 우호적이다.

스티펠의 수석 워싱턴 정책 분석가인 브라이언 가드너는 "은행가들은 옐런을 알고 있고 아마도 좋은 관계를 형성할 것이다. 따라서 공개적으로 산업에 적대적인 후보자들이 지나갔다는 점에서 많은 자산관리팀들 사이에서 어떤 안도감이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spna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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