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정원 기자 = 홍콩거래소가 메인보드에 상장되는 기업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메인보드 상장 문턱을 가파르게 높일 예정이라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8일 보도했다.

홍콩 증권거래소가 메인보드 상장 기준 변경에 관련한 성명을 내놓은 것에 따르면 두 가지 선택지가 제시됐다.

첫 번째는 상장 전 3년 동안의 순이익을 기존의 세배 수준인 최소 1억5천만 홍콩달러(한화 약 214억원)로 변경하고, 상장 직전 회계연도의 순이익도 기존의 세배 수준인 6천만 홍콩달러로 수정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상장 전 3년 동안의 순이익을 1억2천500만 홍콩달러로 변경하고 상장 직전 회계 연도 순이익은 5천만홍콩달러로 수정하는 것이다.

해당 선택지는 오는 2월 1일까지 여론을 수렴할 예정이며 2021년 7월 전에는 시행되지 않을 예정이다.

기업들이 새로운 기준에 준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SCMP는 이번 제안이 통과될 경우 홍콩증권거래소 메인보드 상장 기준은 뉴욕증권거래소, 나스닥보다도 엄격해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2016~2019년 사이 홍콩증권거래소 메인보드에 상장된 기업은 745곳인데 상장 기준이 바뀌면 이 중 62%가 나가떨어지게 된다.

홍콩증권거래소의 보니 챈 상장 부문 헤드는 "이번 제안은 아시아 최고의 국제 금융 중심지로서의 홍콩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약속과 시장의 질을 개선하려는 노력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제안이 시장의 질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홍콩증권업협회의 고든 추이 루엔-온 회장은 "새로운 규칙이 시장의 질을 개선할 수는 있지만, 이는 여러 홍콩 작은 기업들이 더는 메인보드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홍콩증권거래소가 중국 본토의 신경제 대기업 상장을 끌어들이는 데만 관심을 가지고 홍콩 내 기업은 외면하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홍콩증권거래소에는 성장성 있는 기업이나 스타트업 등을 대상으로 한 성장기업시장(GEM)도 있는데 매체는 메인보드 상장 기준이 상향조정될 경우 메인보드와 이 GEM 간의 격차가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SCMP는 홍콩증권거래소가 메인보드 상장기업 순이익에 관련한 기준을 바꾸는 것은 1994년 이후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상장 기업의 최소 시가총액 기준은 지난 2018년 2억 홍콩달러에서 5억 홍콩달러로 상향 조정한 바 있다.

jw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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