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 달러화 가치가 연말로 접어들면서 위험자산 선호현상이 귀환한 가운데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달러 인덱스는 2년 만에 최저치까지 떨어지는 등 전반적인 약세를 나타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보급에 대한 기대가 강해진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추가로 실시할 수도 있다는 기대가 일면서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30일 오전 9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04.167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4.065엔보다 0.102엔(0.10%) 상승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19849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9605달러보다 0.00244달러(0.20%) 올랐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24.85엔을 기록, 전장 124.46엔보다 0.39엔(0.31%) 상승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22% 하락한 91.603을 기록했다.

달러 인덱스가 마땅한 지지선을 찾지 못하고 하락세를 거듭하는 등 달러화의 전반적인 약세가 가파르다. 위험선호 현상이 연말을 앞두고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다.

달러 인덱스는 지난 3월 20일 장중 한때 102.990으로 신고가를 경신한 바 있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극단적인 양상으로 치달았다. 이후 하락세를 거듭해 지난 9월 1일 91.719로 연간 장중 저점을 경신한 바 있다. 전저점이 아래로 뚫린 가운데 역배열이 완성되면서 기술적으로는 마땅한 지지선을 찾지 못할 것으로 점쳐졌다. 일봉 차트상으로는 2018년 2월 16일 기록한 88.235가 전저점이다.







이번에는 코로나19 백신 개발 제약사인 모더나가 위험선호 현상에 불을 지폈다. 이날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코로나19 백신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할 것이라고 밝히면서다. 모더나는 3차 임상시험 분석 결과 백신이 코로나19 예방에 94.1%의 효과를 보였다고 거듭 강조했다. 모더나는 백신을 접종한 경우 중증 환자로 증상이 악화하는 경우는 한 건도 없었다고 밝히며 위험자산 매수세를 뒷받침했다.

다음달 17일에 열리는 연준의 12월 통화정책 방향 정례 회의도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선호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연준이 미국 정치권의 교착 상태에 대응해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선제적으로 실시할 수도 있다는 기대가 강화되면서다. 투자자들은 대선 이후 교착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미 정치권이 재정 부양책을 통화시킬 것이라는 기대를 거둬들였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다음달 1일과 2일에 잇따라 의회에 출석해 발언에 나설 예정이다.

이번 주에 나오는 미국의 고용지표도 주요 재료로 작용할 전망이다. 고용지표가 악화할 경우 연준의 완화적인 통화정책에 빌미를 제공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가 연설에 나서고 오후장에는 유럽지역 소비자물가도 발표될 예정이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3월 이내 최고치까지 바짝 다가선 뒤 숨고르기 양상을 보이고 있다. 유럽지역과 미국의 코로나19 재확산세에 대한 우려도 여전한 탓이다.

가파른 절상 행진을 이어왔던 중국 위안화도 쉬어가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 월말 달러화 수요가 유입된 영향 등으로 풀이됐다.

코메르츠방크의 외환 분석가인 울리히 로이트만은 ECB가 상당한 환율 상승에 대응해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경고를 자제할 경우 유로화는 주요 가격대인 1.20달러 선을 넘어설 수 있다고 진단했다.

로이트만은 외환시장은 유로화 대비 달러화가 1.20 달러에 도달하면 ECB가 대책을 마련할 이라는 두려움을 잃고 있는 것 같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ECB 관계자들은 금리 인하는 효과가 없을 것이며 심지어 해로울 수 있다는 분명한 견해를 갖고 있기 때문에 양적 완화 정도로 "자신들을 제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ECB가 무언의 웅변적인 태도를 고수해 유로-달러가 1.20달러의 주요 가격대를 한 번 벗어나면 유로-달러가 정말 날아갈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ANZ은행의 분석가들은 "위험 선호가 개선 속에 달러화의 전반적 약세라는 익숙한 주제는 여전하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이 같은 정서는 미국의 단기적인 바이러스 위험성을 고려할 때 12월 및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회의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ING 전략가인 크리스 터너와 프란시스코 페졸레는 "투자자들이 나머지 지역의 트레이드를 복원하기 위해 포트폴리오를 재할당하면서 달러화가 연중 최저치로 서서히 표류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추가 봉쇄조치가 미국 증시를 억제할 수 있지만 미 연준이 유동성을 추가할 준비가 돼 있다는 기대가 달러화 상승을 제한할 것"이라면서 "그리고 최근 열 차례 가운데 일곱 차례에서 달러인덱스가 하락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연말까지 완만한 달러 하락이 유력해 보인다"고 전망했다.

neo@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23시 29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