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 달러화 가치가 2년 반만의 최저치까지 밀린 뒤 소폭 반등하는 등 강세를 보였다. 연말로 접어들면서 위험자산 선호현상이 귀환한 가운데 가파른 약세를 보였던 달러 인덱스도 반등에 성공했다. 숨 고르기 양상에도 위험선호 현상은 여전한 것으로 풀이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보급에 대한 기대가 강해진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추가로 실시할 수도 있다는 기대가 일면서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30일 오후 4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04.390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4.065엔보다 0.325엔(0.31%) 상승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19270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9605달러보다 0.00335달러(0.28%) 하락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24.49엔을 기록, 전장 124.46엔보다 0.03엔(0.02%) 상승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21% 상승한 91.997을 기록했다.

달러 인덱스는 이달 들어 2.61% 하락하는 등 하락세를 거듭했다. 연말을 앞두고 위험선호 현상이 대세로 자리를 잡았다.

달러 인덱스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극단적인 양상으로 치달은 지난 3월 20일 장중 한때 102.990으로 신고가를 경신한 바 있다. 이후 하락세를 거듭해 지난 9월 1일 91.719로 연간 장중 저점을 다시 썼다. 전저점이 아래로 뚫린 가운데 역배열이 완성되면서 기술적으로는 당분간 불안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점쳐졌다. 일봉 차트상으로는 2018년 2월 16일 기록한 88.235가 전저점이다.

달러화는 이날 오전까지는 위험선호 현상을 바탕으로 혼조세를 보였다. 이번에는 코로나19 백신 개발 제약사인 모더나가 위험선호 현상에 불을 지폈다. 이날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코로나19 백신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할 것이라고 밝히면서다. 모더나는 3차 임상시험 분석 결과 백신이 코로나19 예방에 94.1%의 효과를 보였다고 거듭 강조했다. 모더나는 백신을 접종한 경우 중증 환자로 증상이 악화하는 경우는 한 건도 없었다고 밝히며 위험자산 매수세를 뒷받침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3월 이내 최고치까지 바짝 다가선 뒤 1.20달러를 앞두고 숨 고르기 양상을 보였다. 유럽지역과 미국의 코로나19 재확산세에 대한 우려가 여전한 탓으로 풀이됐다.

가파른 절상 행진을 이어왔던 중국 위안화도 달러당 6.58위안대로 호가를 올리는 등 쉬어가는 패턴을 보였다. 월말 달러화 수요가 유입된 영향 등으로 풀이됐다.

경제지표는 미국 경제의 둔화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됐다. 지난 10월 매매 계약에 들어간 펜딩(에스크로 오픈) 주택판매가 사상 최고치에서 2개월 연속 하락했다. 전미 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10월 펜딩 주택판매지수가 전월보다 1.1% 내린 128.9를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지난 9월에 5개월 만에 하락한 뒤 두 달 연속 내렸다

. 지난 8월에는 사상 최고치인 132.8을 기록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8.4% 오른 1만9천786.24달러까지 올랐다. 2017년 12월 18일 기존 장중 사상 최고치인 1만9천783.21달러를 넘어섰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은 재닛 옐런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재무장관으로 지명하는 등 경제 분야의 주요 인선 결과를 발표했다.

다음달 17일에 열리는 연준의 12월 통화정책 방향 정례 회의도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선호 현상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연준이 미국 정치권의 교착 상태에 대응해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선제적으로 실시할 수도 있다는 기대가 강화되면서다. 투자자들은 대선 이후 교착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미 정치권이 재정 부양책을 통화시킬 것이라는 기대를 거둬들였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다음달 1일과 2일에 잇따라 의회에 출석해 발언에 나설 예정이다.

이번 주에 나오는 미국의 고용지표도 주요 재료로 작용할 전망이다. 고용지표가 악화할 경우 연준의 완화적인 통화정책에 빌미를 제공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오안다의 수석시장 분석가인 에드워드 모야는 "미국의 경제 데이터가 더 연성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의회가 조만간 경기부양책을 통과시킬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달러화의 강세는 일시적일 뿐이다"면서 "장기적인 흐름은 달러화 약세 기조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배녹번 글로벌포렉스의 수석 시장전략가인 마크 챈들러는 "비둘기파적일 것으로 점쳐지는 ECB 정례회의를 앞두고 미 달러화에 우호적인 방향성을 보이는 기술적 지표와 데이터가 늘어나는 데 따라 더 높이 따라가기가 꺼려진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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