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최근 보험사의 자본확충이 줄을 잇는 가운데 내년에는 후순위채 만기가 몰리는 중소형사의 자금조달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새 국제보험회계기준(IFRS17)이 계획대로 오는 2023년 도입될 예정인데다 상대적으로 취약한 지급여력(RBC)비율 관리를 위해서는 차환 발행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보험사에 대한 투자 심리가 크게 악화한 점을 감안하면 향후 자금조달이 쉽지만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내년에는 푸본현대생명(만기물량 230억원)과 KDB생명(200억원), MG손해보험(680억원), 흥국화재(200억원) 등을 중심으로 총 1천310억원의 후순위채 만기가 돌아온다.

IFRS17 도입 직전인 2022년까지 범위를 넓힐 경우 이들 기업의 만기 물량은 2천600억원 수준까지 확대된다.

추가로 2022년에 만기물량을 보유한 DGB생명(750억원)과 현대해상(1천350억원)을 포함하면 전체 보험사들의 후순위채 만기물량은 4천700억원 수준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보험사는 최근 수년간 집중적인 자본확충과 채권재분류를 통해 IFRS17에 대비한 체력을 비축해 둔 상황"이라면서도 "다만, 중소형사들의 만기물량 비중이 큰 점은 부담스러운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후순위채 만기를 앞둔 중소형 보험사들 입장에서는 최근의 초저금리 기조를 십분 활용해 '금리 갈아타기'에 성공하는 것이 가장 큰 관심사다.

현재 만기가 예정된 중소형 보험사들의 후순위채 금리가 대부분 5% 안팎의 매우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어서다.

특히, 내년 만기를 맞는 MG손해보험의 후순위채 금리는 8.9%에 달할 정도다.

업황 침체로 본업인 보험영업이 적자를 지속하고 있는 데다, 초저금리 기조로 대부분 보험사의 운용자산이익률이 3% 초반에 머무는 점을 고려하면 금융비용 절감은 필수 과제로 평가된다.

다만, 성장 한계에 직면한 보험사들을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는 점은 문제다.

올해 후순위채를 찍은 흥국화재와 푸본현대생명의 경우 수요예측에서 '미달'을 기록한 탓에 발행금리도 희망 금리밴드 최상단인 4.8%와 4.49%로 확정했다.

이에 앞서 수요예측을 한 롯데손보 또한 투자자 확보에 실패하면서 5.00%로 후순위채 발행을 마무리하기도 했다.

금융투자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지속적인 기준금리 인하로 조달금리도 크게 낮아진 상황이지만 업황 침체를 겪고 있는 보험사들의 경우 큰 효과를 보지는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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