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올해 전 세계 기업과 정부가 9조7천억 달러(약 1천736조9천억 원) 규모의 채권 등을 발행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비롯한 글로벌 중앙은행의 이례적인 지원이 '발행 러시'를 부추겼다.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연초부터 11월 26일까지 5조1천억 달러에 가까운 회사채 등이 발행됐다. 여기에는 레버리지 론을 비롯한 여러 형태의 대출이 포함됐다. 레버리지 론은 인수업체가 피인수업체의 자산을 담보로 빌리는 돈을 뜻한다.

앞서 국제금융협회(IIF)는 올 1월부터 9월까지 전 세계 부채 규모가 15조 달러 늘어 272조 달러에 달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현 추세라면 연말에는 277조 달러까지 불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글로벌 국내총생산(GDP)의 365%에 달하는 규모다.





<글로벌 부채 규모 추이. 출처:국제금융협회>

저금리가 대규모 채권 발행을 촉발한 요인이다.

저널은 "이 엄청난 합계치는 연준과 다른 중앙은행이 금리를 크게 내리고 픽스드인컴 증권 수조 달러어치를 매입함으로써 글로벌 팬데믹으로 인한 어려운 시기를 차입자가 견딜 수 있게 한 것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3월 패닉장 이후 위험프리미엄도 낮아졌다.

홍콩에 있는 HSBC의 션 맥넬리스 글로벌 부채자본시장 공동 헤드는 "금리가 유난히 낮고 크레디트물 스프레드가 많이 되돌려졌다. 공공 부문, 금융기관과 기업 고객이 매우 매우 낮은 수준에서 자금을 조달하려는 시도는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ICE BofA 크레디트인덱스 스프레드. 출처: ICE 데이터 서비스>

시장은 막대한 발행량을 무리 없이 소화해냈다.

런던 소재 패시픽투자운용의 진 프리다 글로벌 전략가는 "올해 대규모 채권 발행을 소화하는 데 문제가 없었다, 중앙은행 자산 매입과 가파른 민간저축 증가 때문이다"라고 저널에 말했다.

특히 미국 회사채 시장이 전체 발행액 중 상당량을 차지했다. 올해 투자등급인 미국 기업은 1조4천억 달러어치가 넘는 채권을 발행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4% 늘어난 규모다. 투기등급 회사채도 70% 늘어난 3천370억 달러어치가 발행됐다.

이처럼 부채가 급증하자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런던에 있는 타워 허드슨 리서치의 벤 라이들러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전 세계에서 발행된 회사채 중 절반 이상은 그저 예방이 목적이었다며 "아마 디레버리징을 꽤 빠르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yts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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