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이번 달 20조원에 육박하는 국고ㆍ통안채 만기가 예정돼 있어 수급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최근 재정거래 유인이 다소 축소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상황에서 외국인의 재투자 여부도 채권시장의 수급 변수로 떠올랐다.

1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4207ㆍ4582)에 따르면 이달 중 2일 통안채 8조5천800억원에 이어 10일엔 국고채 10조5천150억원 등의 만기가 돌아온다.

통안채는 지난 2018년 발행된 2년물, 국고채는 2017년 발행된 3년물(17-6호)이다.

대량 채권 만기가 도래해 유통 물량이 줄고 투자자들이 롤 오버(만기연장) 차원에서 새로운 채권을 사들인다면 채권시장 수급엔 긍정적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외국인은 전일 기준으로 만기 도래 예정 통안채 가운데 1조8천여억원을, 17-6호 가운데 3조2천여억원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안채와 국고채 각각 21.8%, 31.2%로 적잖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외국인의 재투자 여부에 채권시장의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시장 참가자들은 최근 외국인의 통안채 순투자 규모가 감소하고 있는 추이에 비춰 재투자 여부에 대해 대체로 회의적인 전망을 내놨다

외국인의 국고ㆍ통안채 잔고 비중(화면번호 4589)은 올 초 124조원대에서 지난 9월 150조원대까지 급증한 뒤 정체했다.

이 가운데 통안채 잔고는 같은 기간 30조원 근처까지 이르렀지만 최근 25조원대로 소폭 줄어든 상태다.

국채선물 시장에서도 외국인은 지난 한 달 동안 누적으로 3년 국채선물 약 4만8천계약, 10년 국채선물 1만5천여계약의 누적 순매도를 연출했다.

전날 1조2천억원의 국고채 3년물 입찰이 있었지만 외국인은 이달 새 지표물이 되는 20-8호를 하나도 매수하지 않았다.

다음 날은 2조2천억원의 통안채 입찰이 예정돼 있다.

재정거래 유인도 작아졌다고 파악된다.

달러-원 1년 FX 스와프 레이트(화면번호 2140)는 전 거래일 기준 4.53bp로, 지난 6월부터 꾸준히 상승하다 지난달 24일 플러스 전환했다.

다만 일각에선 외국인의 재정거래 수요가 1년 미만 단기구간에 몰려있고, 국고채시장이 약세를 보이며 금리가 저가매수에 들어갈 만한 수준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시중은행의 한 채권 딜러는 "롤 오버하면서 새로운 걸 또 사들여야 하기 때문에 시장 수급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며 "해당 통안채가 2년물로 재정거래로 들어온 종목이 아니어서 짧은 구간으로 다시 들어오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외국인의 순투자가 줄어 전체 금액이 다시 들어올지는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통안채를 그대로 가져갈 수도 있지만 최근 많이 약해진 국고채 쪽으로 투자가 유입될 수 있다"며 "통안채 전망이 좋지 않은데 다시 산다는 전제가 깔리면 세질 수 있겠지만 현 분위기에선 더 밀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6ㆍ12월에 보통 채권 만기가 많은데 금리가 상승하거나 하락하지 않는 국면에서는 자금 일부가 빠져나갈 수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지난달부터 외국인 채권 잔고가 줄어드는 계절적 요인이 나타나고, 현재 금리 흐름까지 감안하면 연말 투자가 다소 줄어들 수는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m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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