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서울 채권시장에서 내년도 은행채 수급 전망을 향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 발행량이 급증한 은행채가 내년에도 순발행 기조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1일 전문가들은 은행권 건전성 규제가 내년도 은행채 발행에 있어 주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일시적으로 완화된 규제가 정상화 수순을 밟게 되면 은행들의 추가적인 자금 수요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또한 올해 발행된 특수은행채(특은채) 1년물의 만기가 도래하면서 차환 발행 여부에 따라 월별 발행량을 가중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연합인포맥스 발행만기 통계에 따르면 올해 은행채는 164조900억 원이 발행됐다. 만기 도래분을 뺀 순발행 규모는 35조5천666억 원 수준이다.

작년과 재작년 순발행액이 각각 7조7천921억 원과 20조1천132억 원인 적을 고려하면 올해 순발행 규모는 예년 수준을 상회한다.

지난 3월부터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특수은행을 중심으로 순발행 규모가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올해 산업은행과 중소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등 세 곳의 순발행액 규모는 30조1천108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은행채 전체 순발행액 가운데 85%가량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대규모로 발행된 특은채 가운데 1년물이 상당 부분 포함된 점은 내년 중 만기가 도래해 차환 발행 수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윤원태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특은채 발행이 많았는데 내년에도 올해 만큼 정책 지원을 할지 여부가 중요하다"며 "이렇게 발행된 특은채 일부는 내년 4월부터 6월 중으로 만기가 도래한다"고 말했다.

윤 연구원은 "만기 도래분을 차환할 것인지 상환할 것인지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산금채의 경우 지난 3월부터 6월 사이에 발행된 만기 1년~1년6개월물 채권은 총 10조4천억 원가량을 차지한다.

전체 내년도 은행채 만기액은 147조6천673억 원으로 올해(128조5천234억)보다 약 19조 남짓 큰 규모다.

내년 1분기 말로 유예된 예대율과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 완화도 은행채 발행에 있어 주요 변수로 꼽혔다.

이대로 종료되면 상반기 발행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지만, 추가 연장 내지 단계적 완화 가능성도 있는 만큼 불확실성이 크다는 전망에 힘이 실렸다.

다만 최근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 및 은행권의 자금 조달 다양화 등으로 은행채 조달 필요성은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은행채를 통한 자금 조달보다 양도성예금증서(CD)나 예금담보 CP 발행 등을 통한 조달 수요를 통해 은행채 발행 니즈를 분산할 거란 이유에서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아직 코로나 영향이 이어지면서 규제를 연장할 가능성이 남아있고, 규제 완화가 종료된다고 단순히 발행이 늘어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올해는 정책은행에서 발행이 많았는데 내년에 크지 않다면 전체 발행은 올해보다 줄어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5년 이래 은행채 순발행(청) 및 만기액(적) 규모 추이>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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