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 달러화 가치가 경기부양 기대를 바탕으로 전반적인 약세를 보였다. 달러 인덱스는 2년 반 만에 최저치 수준까지 떨어지는 등 재정 및 통화 정책 차원의 경기 부양 기대를 선반영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이날 의회에 출석해 위기가 극복될 때까지 모든 수단을 동원해 경제를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1일 오후 4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04.301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4.390엔보다 0.089엔(0.09%) 하락했다.

유로화는 달러에 유로당 1.20714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9270달러보다 0.01444달러(1.21%) 상승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25.90엔을 기록, 전장 124.49엔보다 1.41엔(1.13%) 올랐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90% 하락한 91.170을 기록했다.

달러 인덱스는 연간 저점을 다시 갈았다. 지난 9월 1일 91.719로 연간 장중 저점을 다시 썼고 이날 연중 저점을 경신했다. 기술적으로는 지지선이 아래로 뚫린 가운데 역배열이 완성되면서 당분간 불안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점쳐졌다. 일봉 차트상으로는 2018년 2월 16일 기록한 88.235가 전저점이다.

영국 파운드화도 영국과 유럽연합(EU)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를 바탕으로 0.74% 오른 1.34261달러에 거래를 마쳐 달러화에 대해 3개월 만에 최고의 강세를 보였다.

미국 경기 부양에 대한 기대가 강화되면서 달러화에 대한 매도세가 거세졌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달러화 약세 견인의 선봉에 섰다. 통화정책 추가 완화에 대한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다. 파월 의장은 이날 상원에 출석해 위기가 극복될 때까지 연준의 모든 수단을 동원해 경제를 지원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일부 비상대출 프로그램이 연장되지 않은 데 대해서는 불편한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

비상대출 프로그램 연장 불가를 선언한 당사자,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도 이날 의회 증언에서 정치적 배경은 없었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므누신 장관은 대신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민주당)과 부양책 관련 협상을 재개할 것이란 점을 확인하면서 달러화 추가 약세의 촉매제를 제공했다.

이에 앞서 미국 상원의 민주당과 공화당 소속 초당파 의원들은 1조 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제시하며 혼조세를 보였던 달러화를 약세 쪽으로 돌려세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에 대해 낙관하고 있는 투자자들은 달러화에 대한 매도세를 이어가는 한편 위험통화와 고수익자산에 대한 베팅을 강화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저항선 노릇을 하던 1.20달러 선을 위로 뚫었고 중국 위안화 역외환율도 달러당 6.55위안으로 호가를 낮췄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대한 우려는 안전자산인 달러화에 대한 지지력을 제공하지 못했다. 백신이 보급되기 전 혹독한 동절기에 경제를 지탱하기 위해 연준이 행동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가 강화됐기 때문이다.

파월 의장은 15~16일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공개된 의회 증언에서 추가 완화적인 통화정책의 시사점을 제공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12월 회의에서 연준 정책의 변경을 요청할 준비는 되지 않았다"고 강조하면서도 "연준의 채권 매입 관련 가이던스가 연준의 다음 행보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그는 미국 경제는 오랜 기간 동안 연준의 도움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1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시장 예상을 웃돌며 7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보제공업체 IHS 마킷에 따르면 11월 미 제조업 PMI 최종치(계절 조정치)는 56.7로, 시장 예상치인 56.5보다 높았다.

개장 전 발표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예비치는 전년 대비 0.3% 하락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예상 0.3% 하락에 부합했다.

전날 월말 달러화 수요로 주춤했던 중국 위안화의 강세도 재개됐다. 중국의 경제 회복세가 가파른 것으로 풀이되면서다. 차이신이 발표한 중국의 1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4.9로, 2010년 12월 이후 10년여 만에 가장 높았다.

템퍼스의 트레이딩 담당 부사장인 존 도일은 "트레이더들은 위험을 감수해야 할 이유를 찾고 있으며 이는 달러화 약세로 이어진다"고 진단했다.

그는 "희망이 깨진 후에 초당적 경기부양 협정이 이뤄질 수 있다는 보고를 받았을 때, 그게 바로 위험을 감수하고 달러화를 팔아야 할 또 다른 이유다"고 지적했다.

외환 자문회사 에프엑스볼리서치의 리서치 총괄인 제임스 라이더는 "미국 선거에 이은 금융시장의 테마는 모든 자산 계층에 걸친 위험선호였다"면서 달러화의 약세 흐름과 일치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위험선호 분위기는 선거 결과가 확정되고 평화적인 정권교체가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커지는 것과 직결돼 왔다"고 덧붙였다.

스코샤뱅크는 "기술적 요인은 중단기적 관점에서 유로화의 추가 강세에 우호적인 요인은 꽤 강력하다"고 진단했다.

스코샤뱅크는 "유로화의 11월 움직임은 전반적인 강세였다"면서 "하반기의 (기술적 보조지표인) '밀집 구간'은 1.25~1.26달러로 상승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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