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윤교 기자 =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내년 증시 입성을 위한 기업공개(IPO)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대어'를 잡기 위한 국내외 증권사들의 주관사 따내기 경쟁도 가열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이번주 국내외 주요 증권사들을 상대로 주관사 선정을 위한 프레젠테이션(PT)을 진행할 계획이다.

기업가치가 10조원 안팎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카카오뱅크를 잡기 위한 증권사 간 물밑 경쟁도 치열하게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일 투자은행(IB)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오는 4일 판교 본사에서 상장 주관사를 선정하기 위한 PT를 진행한다.

지난달 24일 입찰에 뛰어든 12곳의 증권사 중 숏리스트(적격후보)에 오른 NH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KB증권 등 국내 대형 증권사 4곳과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일부 외국계 증권사가 경합을 벌인다.

일각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PT 일정이 연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지만, 카카오뱅크는 당초 예정대로 PT를 진행할 예정이다.

카카오뱅크가 내년 IPO 시장에서 가장 핫한 대어급 기업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주요 증권사의 최고경영진이 PT에 총출동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게임사 크래프톤의 상장 주관사 선정을 위한 PT에도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과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 장석훈 삼성증권 사장 등이 모두 참석하면서 열기가 뜨거웠다.

카카오뱅크는 증권사들의 이해 상충 문제와 그동안의 주관 경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주관사를 선정할 예정이다.

주관사 경쟁의 '키'는 이해 상충 이슈가 꼽힌다.

상장 주관사는 향후 기업 실사 등을 진행하며 사업 모델과 실적 등 민감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어 카카오뱅크는 증권사의 상장 역량뿐 아니라 대외적 역학 구도도 고려해야 한다.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증권사들에 보낸 입찰제안요청서(RFP)에도 '상장 주관 시 예상되는 이해 상충 요소와 해결 방법이 무엇인지'와 '상장 과정에서 각 증권사의 계열사가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등에 대한 질문을 넣었다.

NH증권은 카카오뱅크의 경쟁사인 케이뱅크의 지분 10%를 보유한 3대 주주이고, 미래에셋대우는 네이버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있다는 점이 부담이다.

KB증권은 시중은행을 보유한 KB금융지주 소속이란 점이 부담이지만, KB국민은행은 카카오뱅크의 주주이기도 하다.

이처럼 이해상충 요소를 면밀히 따지면 상장 주관사단을 꾸리는 게 쉽지 않은 만큼 카카오뱅크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각 증권사는 이러한 점을 극복할 방안과 함께 상장 시 실질적으로 지원 가능한 전략 등을 내세우면서 어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계 금융지주 소속인 NH증권과 KB증권은 은행을 비롯한 다수의 금융 계열사를 두고 있고, 삼성증권과 미래에셋대우는 대기업집단의 복합금융그룹 소속으로 분류돼 보험·카드 등 비은행 계열사가 있다.

카카오뱅크에서 요구한 기업가치를 맞출 청사진도 주요 경합 포인트다.

시장에서는 카카오뱅크의 몸값이 1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주관사 경쟁에 뛰어든 증권사들은 대부분 미래가치를 반영해 20조원 안팎을 제시했다.

중국 핀테크 기업인 앤트그룹의 상장 실패가 카카오뱅크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한 의견을 달라고 한 것에 대한 증권사들 입장 정리도 향후 희비를 가르는 요인이 될 전망이다.

카카오뱅크는 PT 이후 이달 중순께 최종적으로 주관사 선정을 마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이외에도 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지, 카카오모빌리티 등 굵직한 자회사들의 상장도 잇달아 준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 패밀리가 내년 IPO 시장의 중심에 선 만큼 카카오 자회사들의 주관사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증권사 간 경쟁도 더욱 뜨거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yg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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